KIA-SK의 경기가 열린 10일 군산구장. 5회말이 끝나고 클리닝 타임 때 붉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마운드로 올라가 땅을 발로 정리하고 있었다.
보통 클리닝타임 때는 구장 관리 요원들이 배터스박스를 그리고 천연잔디 구장일 경우엔 내야 흙을 고르는 작업도 한다. 하지만 마운드의 흙을 정리하는 경우는 없다. 흔치 않은 장면이라 자세히 보니 모자를 쓰지 않았을 뿐 SK 유니폼을 입은 선수였다. 주인공은 SK의 마무리 박희수였다.
박희수는 동료 선수들이 외야로 나가 몸을 푸는 동안 KIA 빌로우와 SK 레이예스가 던지며 패인 마운드의 흙을 정리하더니 직접 마운드 위에 서서 던지는 모션을 몇차례 취한 뒤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처음 밟는 군산야구장에 적응하기 위한 모습이었다. 마운드의 높이와 느낌을 살펴보기 위해 클리닝 타임을 이용해 마운드에 올라간 것. 박희수는 이제껏 157경기에 등판했으나 군산에서는 한번도 던진 적이 없었다. SK는 2010년 이후 군산에서 경기를 하지 않았다. 박희수가 주전급으로 성장한 것이 2011년이었기에 박희수가 군산에서 던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군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