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강호를 상대로 첫 예방 주사를 맞는 무대다.
제대로 만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는 무늬가 아니었다.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요시프 시무니치(디나모 자그레브) 베드란 콜루카(로코모티프 모스크바)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턴) 마테오 코바치치(인터 밀란) 등이 제외됐지만 강했다.
홍 감독은 조동건(수원)을 원톱에 배치했다. 공격 2선은 유럽파로 채워졌다.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섀도 스트라이커에 포진한 가운데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섰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박종우(부산)가 짝을 이뤘다. 구자철은 6일 아이티전에서 원톱과 섀도 스트라이커를 오갔다. 그러나 김보경과 포지션이 겹치면서 홍 감독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자리,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맡았다.
좌우 윙백에는 윤석영(QPR)과 이 용(울산), 중앙 수비에는 곽태휘(알 샤밥)와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배치됐다. 골문은 정성룡(수원)이 다시 지켰다.
전반 초반 뛰어난 체격 조건을 앞세운 상대의 강한 압박에 애를 먹었다. 짧은 패스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볼컨트롤 실수를 연발했다. 중원 장악에 실패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크로아티아는 라키티치(세비야)를 중심으로 볼 점유율 높은 축구를 구사했다.
공격 라인에서 제몫을 한 선수는 이청용이 유일했다. 전반 21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며 상대의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조동건은 걷돌았고, 손흥민의 상대의 집중 견제에 활로를 찾지 못했다. 김보경은 전반 중반 이후 제자리를 잡았다. 허리의 핵인 구자철과 박종우는 수비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공격 연결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수비라인은 크로아티아의 공세에 잘 버텼다. 전반 34분에는 정성룡의 선방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후반 45분이 남았다. 골문을 열기 위해서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전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