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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도, 평양으로 출발 "애국가 울리면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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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도 선수단이 평양을 향해 출발했다.

전창범 단장(한국실업역도연맹회장·양구군수)이 이끄는 선수단은 10일 김포공항을 출발했다.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 평양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 나선다.

한국 성인 엘리트 스포츠선수들의 방북은 2008년 6월 남북태권도교류행사에서 시범 공연을 펼친 이후 5년 만이다. 2008년과 2009년 체육 교류가 있었다. 당시에는 유소년 축구단 교류 및 남북체육교류협회 관계자 정도만 방북했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단절되어왔던 남북 스포츠 교류가 이번 대회 출전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역도클럽간 맞대결이다. 평양에서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아시아역도연맹의 규정에 따르면 개최국은 회원국에게 모두 초청장을 보내야 한다. 북한도 대한역도연맹에 초청장을 보냈다. 6일 통일부의 방북 승인이 내려지면서 대회참가가 결정됐다.

전 단장은 출발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일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부담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남북스포츠교류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 단장은 "처음 초청을 받았을 때만 해도 꿈만 같았다. 반신반의하기도 했다"며 "실제로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참가가 확정됐을 때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기대도 컸다. 특히 북한땅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휘날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 개최국은 해당 국가의 선수가 시상대에 선다면 해당 국기를 게양하고 금메달을 딸 경우, 국가도 연주해야 한다. 북한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큰 어려움이 없었다. 북한은 클럽선수권대회 규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파격적 행보다. 북한은 평양에서 애국가가 울리고, 태극기가 게양되는 것에 반대해 2008년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한국과의 경기를 제 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전례가 있다.

선수단에서 유일한 국가대표인 천정평(남자 85㎏·수원시청)과 2012 런던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원정식(남자 69㎏·고양시청)은 북한 땅에 애국가를 울릴 막강한 후보로 꼽힌다. 천정평은 "평양에서 금메달을 따고 애국가가 울린다면 상당히 감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준비를 했다. 선수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원정식 역시 "열심히 준비했다. 평상시 다른 대회와 똑같이 대비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10일 평양에 도착한 선수단은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다. 귀국은 19일 인천공항이다. 김포공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