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전을 준비하는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눈은 첫 승에 맞춰져 있다.
홍 감독은 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가진 아이티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한 번도 합류하지 못했던 유럽팀 소속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좋은 훈련을 했다. 승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티전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할 시점"이라며 "(본선까지) 매 경기 마다 찍는 점이 연결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티전의 최대 과제는 역시 득점이다. 지난 7월 출범한 홍명보호는 4경기서 단 1골의 득점에 그치고 있다. 국내파 위주였던 앞선 3경기서 숱한 찬스를 잡고도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8월 페루전을 마친 뒤 홍 감독도 골 갈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득점력 부재가 선수들에게 압박이 될까 우려가 된다"면서도 "선수들이 앞선 소집에 비해 자신감이 넘치고 좋은 상태다. 나 역시 내일 어떤 결과가 나올 지 흥미롭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럽파의 합류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원톱 지동원(22·선덜랜드), 측면의 이청용(25·볼턴)과 손흥민(21·레버쿠젠), 전천후 공격수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김보경(24·카디프시티) 등 다양한 공격자원이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해 조직력이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본선에 가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 지 본인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대가 크다"고 활약을 주문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에 대해선 "며칠 간 훈련해 본 결과, 아주 의욕적이다. 어린 나이에 비해 자신감도 크다.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4위(한국 56위)인 아이티는 1.5군 전력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이번 친선경기가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아이티는 체력이 아주 좋고 스피드가 괜찮다. 수비 후 역습 속도가 좋은 팀"이라며 "컴팩트하게 맞서야 한다. 공격수들이 좋은 포지션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 또 "아이티는 중앙 수비 조직이 좋다. 측면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느냐가 중요하다. 효율적인 공간 이용과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아이티전을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질 크로아티아전의 시작점으로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4~5일 간 2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기회다"라며 "첫 경기서 부족한 점을 두 번째 경기서 희석시켜야 한다. 아이티, 크로아티아를 구분해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A대표팀은 이날 인천축구전용구장서 가진 1시간 가량의 훈련으로 아이티전 준비를 마무리 했다.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된 훈련은 홍명보호의 마수걸이 승리를 예감하기에 충분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