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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이 "내년부터 진짜"라고 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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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가 진짜다."

SK 와이번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25)이 5일 시즌 10승째를 달성한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 등판, 팀 승리를 이끌면서 1승을 추가,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지난 2년 동안의 부진을 날리면서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아직 김광현은 자신의 피칭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5⅔이닝 7안타 3실점했다. SK 타자들이 4회까지 4점을 뽑아주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1회 1점, 4회 2점을 내주며 1점차로 쫓겼다. 타자들이 벌어준 점수를 안정적으로 지켜내지 못했다.

그는 "점수를 주고 싶어서 주는 건 아니다. 어깨 부상에서 벗어난 지 이제 1년도 안 됐다. 이번 시즌은 운이 좋아서 승리하고 있다. 내년부터가 진짜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21경기에 등판, 10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편이다. 퀄리티스타트(QS)도 8경기로 많지 않은 편이다. 피안타율은 2할6푼4리, WHIP(경기당 출루 허용률)도 1.49로 높다. 승수를 뺀 나머지 지표들이 만족스럽다고 볼 수 없다.

김광현은 2010년까지만 해도 한화 이글스 출신 류현진(LA 다저스)과 함께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쌍두마차였다.

2008년 16승, 2010년 17승으로 두 차례나 다승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 4승, 지난해 8승으로 김광현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고질적인 왼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어깨 때문에 미국 병원 2곳에서 정밀 검사를 통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수술 대신 재활 치료 및 훈련을 선택했다.

그는 요즘 어깨 통증에서 벗어났다. 맘껏 던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과거 처럼 타자를 윽박지르지 못한다. 구속은 15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제구가 아직 완벽하게 잡히지 않았다. 너무 강하게 던지려고 하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간혹 무너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경기별로 기복이 있다.

김광현의 부활은 국내야구를 위해 무척 반가운 일이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국내야구에선 확실한 볼거리가 하나 줄었다. 김광현은 2000년대 후반, 류현진 다음 등장한 괴물급 투수였다.

그는 몸이 아프면서 제 궤도에서 이탈했었다. 하지만 부상을 털고 일어섰다. 다시 3년 전 '괴물'로 돌아가는 중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