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실전 무대에 선다.
6일 오후 8시 아이티(인천)에 이어 10일 오후 8시 크로아티아(전주)와 격돌한다. 첫 경기까지는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유럽파가 처음으로 가세했다. 핫이슈는 역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경쟁이다. 홍명보호는 2일에 이어 3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두 차례의 훈련을 소화했다.
태극전사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K-리거와 J-리거는 7월 동아시아컵과 8월 페루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1차적으로 추려졌다. 7명의 유럽파와 중동에서 뛰는 곽태휘(32·사우디 알샤밥)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서바이벌 전쟁은 더 뜨거워졌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최종엔트리는 23명이다. 9개월 후 운명이 결정된다. 누구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아이타와의 1차 무대에선 누가 선발로 낙점받을까. 홍명보 감독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 홍명보호 3기의 포지션별 경쟁 구도를 총 정리했다.
▶원톱과 포지션 파괴
홍 감독의 기본 포메이션은 4-2-3-1 시스템이다. 포지션 경계는 비교적 선명한 편이다. 원톱 한 자리를 놓고 지동원(22·잉글랜드 선덜랜드)과 조동건(27·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승기(25·전북)가 부상으로 이탈한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구자철(24·독일 볼프스부르크)과 이근호(28·상주)가 경합 중이다. 왼쪽 날개에는 21세 동갑내기 절친 손흥민(독일 레버쿠젠)과 윤일록(서울)이 나란히 포진해 있다. 오른발목이 좋지 않아 3일 전술 훈련을 건너 뛴 김보경(24·잉글랜드 카디프시티)은 섀도 스트라이커와 왼쪽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오른쪽에는 25세 동갑내기 친구 이청용(잉글랜드 볼턴)과 고요한(서울)이 경쟁 중이다.
하지만 함정이 있다. 포지션 파괴다. 홍명보호의 최전방은 전통적인 원톱과는 거리가 멀다. 다양한 전술 실험을 위해 1m96의 김신욱(25·울산)을 발탁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로톱'에 가깝다. 쉴새없는 포지션 이동을 통해 상대를 교란시키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는다. 중앙은 좌우로 활동반경을 넓힌다. 측면 날개는 중앙으로 쇄도해 빈자리를 채운다. 교차의 연속이다.
홍 감독도 '멀티형'을 요구한다. 손흥민의 경우 원톱과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수 있다. '원조 멀티' 김보경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이근호도 날개로 기용할 수 있다. 홍명보호의 옷에 맞아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포지션 경쟁과 파괴는 공존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심축
'더블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4-2-3-1 시스템의 키를 쥐고 있다. 공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한편,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홍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 4명의 자원을 발탁했다. 1, 2기 주장 하대성(28·서울)을 비롯해 박종우(24·부산) 이명주(23·포항) 한국영(23·일본 쇼난)이 명함을 내밀었다. 하대성-이명주, 박종우-한국영 조합 등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있다. 현재 홍 감독의 신뢰를 듬뿍받고 있는 하대성이 한 자리를 차지한 형국이다. 한 자리를 놓고 이명주 박종우 한국영이 다투고 있다. 기성용(24·잉글랜드 선덜랜드)이 합류하면 세상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자칫 방심하면 '화'를 부를 수 있다.
▶수비라인의 변화, 있다? 없다?
수비라인은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치른 4경기에서 2실점만 했다. 중앙수비의 경우 홍정호(24·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를 중심으로 김영권(23·중국 광저우 헝다) 황석호(24·일본 히로시마) 등이 틀을 구축했다. 3기에도 나란히 발탁됐다.
하지만 변화는 또 감지되고 있다. 최고참 곽태휘가 승선했다. 중동파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그는 최강희호의 주장이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공을 세웠다. 홍 감독이 기회를 줬고, 그 또한 새 세상과 만났다. 답은 하나다. 곽태휘도 젊은 선수둘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욍쪽 윙백에는 윤석영(23·잉글랜드 QPR)과 박주호(26·독일 마인츠), 오른쪽에서는 이 용(27·울산)과 김창수(28·일본 가시와)가 한 자리를 다투고 있다. 정성룡(28·수원)의 아성이었던 골문도 어지럽다. 김승규(23·울산)가 도전장을 냈다. 그는 지난달 페루전에서 정성룡을 밀어내고 골문을 꿰찼다. 김진현(26·일본 세레소 오사카)까지 가세하면서 경쟁률은 더 높아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