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은 남은 시즌 생각을 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내년 시즌 구상은 기본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남은 일정 속에 '부담되는' 경기가 많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만나는 팀마다 4강 경쟁팀이다. 우리가 더 신경이 쓰인다"며 웃었다.
4일 현재 NC의 잔여경기는 20경기다. 8개팀과 골고루 경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4강권'으로 볼 수 있는 넥센, 롯데, SK와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20경기 중 무려 13경기가 이들 세팀과의 경기다.
특히 5일부터 11일까지는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과 6일 홈에서 넥센과 만나고, 7일과 8일엔 인천 SK전이 있다. 하루 휴식 후 10일과 11일엔 '지역 라이벌' 롯데와의 2연전이다.
▶'4강 컨텐더' 넥센-롯데-SK, NC를 압도한 팀은 없었다
이중 넥센은 가장 많은 5경기나 남아있다. 5일과 6일 원정 2연전이 있고, 25일엔 홈경기, 다음달 1일과 2일엔 다시 원정 2연전이 있다. 5일부터 치러야 할 넥센의 잔여경기는 20경기. 이중 4분의 1이 NC전이다. 롯데와 SK는 3경기씩 남았다. 롯데는 홈 1경기, 원정 2경기. SK는 홈 2경기, 원정 1경기다.
상대전적은 어떨까. 공교롭게도 4강권 팀의 일방적인 우세는 없었다. 넥센은 6승5패로 간신히 앞서 있고, 롯데 역시 6승2무5패로 박빙이다. SK는 오히려 열세다. 4승9패로 NC만 만나면 작아졌다. 우천취소로 1경기만 치른 지난달 25일 승리하긴 했지만, 앞선 네 차례의 3연전 모두 위닝시리즈를 뺏긴 아픔이 있다.
올시즌은 유독 순위싸움이 막판까지 치열하다. 보통 야구에서 3경기차를 줄이려면 한 달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2연전 체제로 가면서 연승이나 연패가 많지 않지만, 특정팀이 좋거나 나쁜 분위기에 휩쓸린다면 남은 한 달간 충분히 4강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NC는 특정팀 상대로 연승이나 연패라도 하면 부담이 된다. 치열한 순위싸움 속에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담되는 창원 원정길, 잔여경기 일정 누가 유리할까?
넥센과 롯데, SK의 잔여경기 일정을 보자. NC의 홈은 창원, 각 팀에 따라 이동거리에 대한 득실이 생길 수 있다.
넥센은 당장 5일과 6일 창원 원정 뒤 7일과 8일 홈에서 두산과 경기가 있다. 이동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25일 NC전 때는 전날 대전 한화전에서 홈으로 올라오기에 부담은 덜하다. 하지만 최종 경기 일정은 좋지 않다. 다음달 1일과 2일 창원에서 NC와 원정 2연전을 갖고, 곧바로 인천으로 올라와 SK와 시즌 최종전을 치러야 한다. 지난달 29일 우천취소돼 아직 편성되지 않은 광주 KIA전도 1경기 남아있다.
롯데는 다소 여유가 있다. 창원은 부산과 거리가 가깝기에 이동거리 부담은 없다. 오는 10일과 11일 NC와 원정 2연전 뒤 대구로 이동해 삼성과 원정 2연전을 갖는다. 원정 4연전에 수도권 경기가 없어 이동거리는 크게 줄었다. 19일 NC전은 홈 5연전의 마지막 경기다. 이후 스케줄에선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과 광주를 오가는 원정 5연전이 다소 부담이지만, 28일부터 홈 5연전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잔여경기가 가장 많은 SK는 다소 깔끔한 일정을 갖고 있다. 7일과 8일 홈에서 열리는 NC와의 2연전 앞뒤로 부산과 군산 원정이 있는 걸 제외하면 좋다. 12일부터 홈 7연전이 계속 된다. 분위기만 타면 달릴 수 있는 기회다. 20일부터 한화와 원정 3연전을 가진 뒤엔 다시 홈 5연전이다. 마지막 일정은 다소 험난하다. 29일 NC 원정, 30일 롯데 원정, 다음달 2일 KIA 원정이 잇달아 있다. 창원-부산-광주를 하루씩 거쳐 3일 홈으로 돌아와 넥센과 최종전을 갖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