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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손흥민 시프트' 가동, 밑그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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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두 대세의 만남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까.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27일 처음으로 '핫가이' 손흥민(21·레버쿠젠)을 선택했다. 첫 인연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손흥민을 발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팀 색깔과 맞지 않다고 판단, 눈길을 주지 않았다.

홍 감독은 이번 명단 발표를 앞두고 독일로 건너갔다. 손흥민의 경기를 보고, 면담했다. 가능성을 확인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처음 팀에 합류시켰다. 독일에 가서 시간을 내서 얘기를 나눴다. 손흥민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잘 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고,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게 당연하다"며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관심사는 '손흥민 활용법'에 모아진다. A대표팀은 지독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4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홍 감독은 유럽파를 통해 공격라인을 재편할 계획이다. 중심에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이른바 '손흥민 시프트'다.

손흥민은 그동안 A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최강희 전 감독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손흥민을 실험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포메이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톱과 왼쪽 날개, 투톱 등을 두고 고심 중이다.

현 A대표팀의 상황을 살펴보자. 홍 감독은 부임 후 4-2-3-1 포메이션을 고수했다. 중앙은 결론이 나온 상태다. 하대성(서울) 이명주(포항) 박종우(부산) 한국영(쇼난)이 '더블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제외로 지난 동아시안컵과 페루전서 호평을 받은 국내파와 J-리거가 그대로 중용됐다. 문제는 원톱과 2선 공격수다. 유럽파들이 대거 가세한 포지션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홍 감독은 한가지 힌트를 줬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포지션이다.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더 수비적인 역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팀에서는 구자철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싶다." 섀도 스트라이커 기용을 예고했다. 실제로 구자철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공격수로 분류됐다. 오른쪽에는 이청용이라는 부동의 주전이 자리하고 있는만큼, 일단 예상가능한 손흥민의 포지션은 최전방과 왼쪽 날개다.

원톱은 홍 감독이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포지션이다. 김동섭(성남) 서동현(제주) 김신욱(울산) 등을 차례로 테스트했지만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다. 손흥민은 파괴력면에서 최상의 카드다. 공격이 지지부진할 시 개인능력으로 상대수비를 부술 수 있다. 여기에 연계능력까지 좋아졌다. 홍 감독 입장에서는 손흥민이 원톱을 제대로 소화해준다면 향후 전술 운용에 있어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보경(카디프시티) 활용폭도 넓어진다. 홍 감독은 "내가 아는 김보경은 공격 포지션 모두를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보경은 현재 카디프시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지만, 홍명보호에서는 왼쪽 날개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을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도 있다. 손흥민은 현재 레버쿠젠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 중이다. 익숙한 포지션인만큼 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다. 손흥민이 왼쪽으로 옮길 경우 지동원(선덜랜드)이 원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지동원은 현재 소속팀에서도 원톱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선발했다"고 했다. 손흥민과 지동원이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공격의 파괴력을 높일 수 있다.

투톱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도 공격의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4-4-2를 사용한 바 있다. 손흥민을 축으로 지동원 조동건(성남) 등을 함께 기용하는 방안도 홍 감독의 머릿속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홍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손흥민이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어느 정도 기량을 발휘 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축구에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홍 감독과 손흥민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