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3기가 곧 출항한다. 처음으로 유럽파가 소집됐다. 첫 승 달성과 골 결정력 부재를 날려버릴 기회다.
반면 유럽파의 합류는 대표팀에 내재된 문제점인 '선수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잠재적 요소이기도 하다. 조광래호와 최강희호를 거치며 대표팀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 조광래 전 감독은 유럽파를, 최강희 전 감독은 국내파를 선호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파와 유럽파 모두 상처를 받았다. 내부 불신이 자리 잡았다. 소통이 부족했다.
동시에 '갈등 해소'는 유럽파를 소집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가 됐다. "'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 지난 6월, 홍 감독의 취임일성이다. 그 속에 답이 있었다. 홍 감독은 27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유럽파와 국내파의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말 한마디, 단어 선택에도 신중을 기했다.
"개인적으로 선수들을 해외파와 국내파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홍 감독의 소신이었다. 기자회견에서 '해외파'라는 단어 사용도 최대한 자제했다. 그는 "해외파 국내파로 부르면 표면적으로 벌써 두 그룹으로 나뉘게 된다.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을 대한민국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어디에서 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렇게 선수들을 지칭했다. "유럽에 있는 선수, 한국에 있는 선수, 일본에 있는 선수, 중동에 있는 선수, 모두 다 소중한 선수들이다." 유럽파와 국내파간의 분류를 없애고 벽을 허물겠다는 홍 감독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였다.
홍 감독은 '해외에서 뛰는 선수'를 위한 배려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그는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시차는 적응해야 한다. 그 정도 편의는 제공할 수 있지만 이 선수들을 위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이 선수들 위주로 팀을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빠른 시간안에 대표팀에 흡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명보호에 해외파와 국내파는 없다.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를 위해 뛰는 국가대표 선수들만 있을 뿐이다. 선수들에게 전하는 홍 감독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