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레버쿠젠) 김보경(24·카디프시티) 이청용(25·볼턴)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박주호(26·마인츠) 윤석영(23·QPR) 지동원(22·선덜랜드), 홍명보호에 최초로 발탁된 '유럽파 7인'이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이티(9월 6일·인천), 크로아티아(9월 10일·전주)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할 명단을 발표했다. 엔트리는 25명이었다. 그러나 화제의 두 선수는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박주영(28·아스널)과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제외됐다.
영원히 지워진 것일까. 아니다. 온도 차는 명확했다. 발탁하지는 않았지만 애정이 묻어 있었다. 배려가 느껴졌다.
"기성용 박주영은 한국 축구에 중요한 선수들이다.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 지금 부진하다고 해서 비난할 이유는 없다. 선수들이 더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 경기를 나가는게 가장 중요하다. 본인에게도 그게 도움이 될 것이고 한국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본인들이 가장 불안하고 답답하겠지만 좀 더 여유있게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나갔으면 좋겠다."
현실이 반영된 선택이었다. 박주영과 기성용은 갈림길에 서 있다. 아스널에서 눈밖에 난 박주영은 둥지를 찾고 있다. 이적과 임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러 구단과 접촉 중이다. 박주영 측은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여러 구단과 폭넓게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박주영이 AS모나코(2008년), 아스널(2011년), 셀타비고(2012년)로 팀을 옮길 당시 모두 이적시장 마지막 날 결론이 났다. 현재 상황도 비슷해 보인다. 올해 유럽 여름이적시장은 8월 31일이 토요일인 관계로 현지시각으로 9월 1일 자정에 문을 닫는다.
SNS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기성용은 최근 이적설이 터졌다. 스완지시티는 여름이적시장에서 미드필더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 시즌 만점 활약을 펼친 '임대생' 데 구즈만의 임대기간을 연장했고, 리버풀의 '영건' 존조 셸비를 데려왔다. 스페인 레알 베티스의 '중원 콤비' 호세 카나스와 알레한드로 포수엘로도 가세했다. 여파가 컸다. 설자리를 잃으면서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한국 축구로서도 득이 아닌 실이다. 홍 감독은 기다림으로 이들을 껴 안았다. 박주영과 기성용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환희의 주역이었다. 홍 감독과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둘은 여전히 홍 감독 머릿속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홍 감독은 기성용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굳이 꼭 경기에 출전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모든 선수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성용의 기량은 충분히 검증됐다. 지금 어려운 환경 속에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 이적시장이 마감되기까지 기다리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전에 터졌던 SNS 문제는 본인이 충분히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럽에 가서 통화했다. 그 문제는 아니다. 기성용의 팀내 입지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해서 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주영과 기성용, 둘을 바라보는 홍 감독의 시선은 따뜻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