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과 2012년은 FC서울, 2009년과 2011년은 전북의 세상이었다. 최근 4년간 두 팀은 K-리그 우승컵을 양분했다.
올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은 냉탕이었다. 서울은 한때 12위까지 떨어졌다. 전북은 8위에서 허우적거렸다. 어느덧 스플릿 분기점(9월 1일)이 목전이다. 악몽의 흔적은 사라졌다.
두 팀은 최근 8경기 연속 무패의 가파른 상승세다. 서울이 7승1무, 전북이 6승2무다. 순위는 수직상승했다. 전북이 승점 44점으로 2위(13승5무6패), 서울은 승점 42점(12승6무6패)으로 4위에 포진해 있다. 1위 포항의 승점은 49점(14승7무3패)이다. 서울과 전북이 우승 경쟁에 가세하면서 선두권 혈투는 더 요란해졌다.
'빅매치의 날'이다. 정점에서 만났다. 서울과 전북이 28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崔(최)의 전쟁'이다. 2011년 최강희 전북 감독(54), 2012년에는 최용수 서울 감독(42)이 K-리그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시상식에선 A대표팀을 이끌던 최강희 감독이 시상자, 최용수 감독이 수상자로 손을 잡았다. 하지만 더 이상 옛그림은 없다.
두 최 감독은 배수진을 쳤다. 정면 충돌이다. 모두 최정예 멤버를 가동할 계획이다. "올시즌 최고의 경기가 될 것이다." 최용수 감독의 말에선 '살기'가 느껴진다.
서울은 전북 킬러였다. 그러나 5월 5일 흐름이 바뀌었다. 전북이 1대0으로 승리하며 서울의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가 끊겼다. 단 상암벌에서는 여전히 유효하다. 서울은 홈에서 전북을 상대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또 있다. 25일 경남과 득점없이 비기며 7연승이 끊겼지만 안방에서는 8연승 행진 중이다.
공격과 공격의 맞불이다. 최용수 감독은 '무공해(무조건 공격) 축구'가 모토다. 데얀 몰리나 윤일록 고요한 하대성 고명진 에스쿠데로 등 어디에서 터질 지 모른다. 공격, 미드필더가 아니면 김진규 아디 김주영 등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가 버티고 있다. 수문장 김용대의 선방쇼까지 이어지면서 '서울극장'은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후 전북으로 돌아간 최강희 감독은 복귀 후 7승2무1패를 기록 중이다. '닥공(닥치고 공격)'이 업그레이드됐다. 최근 5경기에서 11골을 터트린 화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이동국 이승기 박희도 케빈 레오나르도 티아고 등이 선봉에 서 있다. 여기에 흔들렸던 수비 조직력까지 안정을 찾았다.
승부는 예측 불허다. 하지만 희비의 파장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선두권 싸움의 분수령이다. 서울이 전북과의 홈경기 연승을 이어가면 두 팀의 순위가 바뀐다. 반면 전북이 웃으면 서울은 선두 싸움에서 한 발을 빼게 된다.
'챔피언스 매치', 클래식 최고의 대결이 임박했다. 슈퍼매치(서울-수원전)에 버금가는 흥분과 긴장이 그라운드를 휘감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