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본선에 가는 게 중요하다."
홍명보호 3기 명단에서 탈락한 김동섭(성남)이 재기를 다짐했다.
김동섭은 2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에서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4분 헤딩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2대0 완승에 기여했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스플릿 그룹A행의 희망을 되살리면서 정규리그 최종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8월 홍명보호에 잇달아 승선했으나,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고개를 떨궜던 김동섭에겐 이날 골이 자칫 잃을 뻔 했던 의욕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김동섭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어 기쁘다"며 "초반에 집중을 많이 하지 못한 것에 아쉽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 명단에 끼지 못한 게 더 자극이 되는 것 같다. 노력해 다시 기회를 잡고 싶다"며 "마지막에 본선에 가는게 중요하다. (지금은)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다. 지금 떨어졌다고 좌절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에선 불운했지만, 성남에선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남이 그룹A행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최근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1도움)의 맹활약으로 안익수 감독을 웃음짓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섭은 "대표팀에 다녀온 뒤 책임감이 좀 더 생긴 것 같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는게 좋은 성적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쐐기골을 넣기 전 좋지 않은 상황도 벌어졌다. 파울로 주심에게 경고를 받으면서 정규리그 최종전에 결장하게 됐다. 김동섭은 득점 후에도 무표정 세리머니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듯 했다. 하지만 김동섭은 "골 넣고 싶었는데 들어가 기분이 되게 좋았다.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는데 막상 하려니 안되더라. 신경이 많이 쓰여서(웃음)"라고 웃었다. 그는 "경고를 받지 말았어야 할 장면이었다"고 자책하면서도 "경기 못 나가도 뒤에서 할 역할이 있다. 우리 팀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성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