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계가 부음(訃音)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적인 부음 메이커(?)가 28일 새벽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스널의 미드필더 아론 램지가 주인공이다. 램지는 28일 영국 런던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네르바체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전반 25분과 후반 27분 골을 기록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22일 터키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3대0으로 대승한 아스널은 2경기 합계 5대0으로 이기며 32개팀이 겨루는 UCL 본선에 합류했다. 1998~1999시즌 이후 16년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램지가 골을 넣자 사람들의 관심은 신문 부음 소식으로 향하고 있다. 램지는 많은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다. 한 시즌에 3~4골 정도를 넣는다. 그런데 최근 램지가 골을 넣을 때마다 유명인사가 사망하는 일이 우연이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5월 1일 램지가 맨유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다음날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 2011년 10월 2일에도 램지는 토트넘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4일 후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다. 2011년 10월 19일 램지는 마르세유를 상대로 골을 넣었고 다음날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죽었다. 2012년 2월 12일에는 세계적인 팝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사망했다. 바로 전날인 11일 램지는 선덜랜드전에서 골을 넣었다. 2012년 8월 5일 영국올림픽축구대표팀으로 나선 램지는 한국과의 8강전에서 골을 넣었다. 그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에서 뛰고 있던 커크 우소가 숨을 거두었다.
우연은 올해도 계속 됐다. 2013년 3월 22일 램지는 웨일스 대표로 나서 스코틀랜드전에서 골을 넣었다. 다음날 미국의 유명 농구 스타인 레이 윌리엄스가 죽었다. 8월 22일에는 램지가 페네르바체와의 1차전에서 골을 넣었다. 그날 웨스트브로미치의 스트라이커 니콜라스 아넬카의 에이전트인 에릭 마나세가 갑자기 세상을 떴다.
축구계는 이같은 우연이 계속되자 '램지의 저주'라는 이름을 붙였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시리아가 미국의 폭격을 받을 것이라느니 일본에서 화산이 폭발할 것이라는 등의 다양한 예언들이 오가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