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역전패였습니다. 어제 군산구장에서 펼쳐진 KIA와의 경기에서 LG는 7:4로 역전패했습니다. 같은 시간 포항구장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삼성이 패해 LG는 1위 등극의 기회를 맞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8회말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펜만 탓할 수는 없습니다. 타선이 점수를 벌어놓지 못하고 4득점에 묶인 것도 아쉬웠습니다. 특히 두 번의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한 4번 타자 정의윤의 타격이 뇌리에 남았습니다.
1:0으로 앞선 LG는 3회초 1사 1, 2루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1사 후 문선재의 2루타와 이진영의 볼넷으로 정의윤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하지만 정의윤의 땅볼 타구가 KIA 선발 투수 임준섭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 1-4-3 병살타로 귀결되었고 득점 없이 이닝이 종료되었습니다. 양 팀이 1:1로 맞선 5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도 정의윤은 2루수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최근 3경기에서 정의윤은 10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입니다. 3번 타자 이진영, 5번 타자 이병규, 6번 타자 정성훈 등 베테랑들이 여전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4번 타자 정의윤에서 공격의 흐름이 끊어지는 경향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정의윤이 침묵한 최근 3경기에서 LG는 매 경기 4득점 이하에 머물렀으며 결과도 1승 2패로 좋지 않았습니다.
정의윤은 올 시즌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시즌이 남아 있지만 0.294의 타율은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가장 좋은 기록입니다. 89안타 122루타 44타점의 누적 기록은 이미 커리어 하이에 올라섰습니다. 적임자를 찾기 어려웠던 LG 4번 타자에 정의윤이 연착륙한 것은 LG가 상위권에 올라선 분명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7월 이후 정의윤은 주춤하고 있습니다. 월간 타율을 살펴보면 5월 0.376, 6월 0.338로 호조를 보이며 데뷔 첫 3할 타율 달성이 무난한 듯 보였지만 7월 0.259, 8월 0.222로 저조해 시즌 타율이 0.294까지 하락했습니다. 4번 타자로서의 정신적 부담 못지않게 체력적으로 다소 지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각 팀이 30경기 남짓 남겨둔 페넌트레이스 후반인 현재 LG는 1위 삼성에 승차 없는 2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1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2위의 차이는 두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2위에 만족하지 않고 1위 등극을 노려야 하는 LG입니다.
LG의 1위 등극을 위해서는 4번 타자 정의윤이 타선의 중심을 다시 잡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정의윤이 분발해 데뷔 첫 3할 타율을 달성한다면 LG의 1위 등극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