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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에도 재벌가 미성년 억대부자 급증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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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하락세다. 개미들은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하지만 딴세상이 있다. 재벌가 오너들의 미성년 자녀 주식부자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다.

18일 재벌닷컴은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했다. 1억원 이상을 보유한 재벌가 미성년자(1993년 8월 1일 이후 출생자)는 268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243명보다 25명, 10.3%가 증가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작년 8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1957.91 포인트에서 올해 1920.11 포인트로 2% 정도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미성년 억대 주식부자가 증가한 것은 증여규모를 줄여 세금을 낮추기 위해 주가 하락기를 틈타 미성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도 늘었다. 지난해 6명에서 올해는 7명이다.

10억원 이상 주식부자는 지난해 80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31%나 증가했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과 차남(8)은 각각 445억원, 180억7000만원을 기록해 1,2위였다.

대부분의 재벌가 미성년 부호들은 선친이나 가족으로부터 회사 주식을 물려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유아, 초등학생 손자-손녀 7명이다. 이들은 회사분할과 주식증여 등으로 95억8천만원~97억7천만원의 주식재산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이거나 만 5세에 불과하지만 어마어마한 재력을 손에 쥐었다.

지난해 임성기 회장은 지난해 8월 가족들에게 무더기로 주식을 증여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식 731만주(14.7%)를 가족 13명에게 분할 증여했다. 부인인 송영숙 한미미술관장에게 74만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장녀, 차남에게도 32만주씩을 줬다. 특히 며느리와 손자, 손녀에게도 지분을 내줬다. 임 사장의 첫째 아들(10)이 60만9000주, 다른 손자손녀들에게도 비슷한 주식이 돌아갔다.

당시 3985원이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1년만에 1만4000원대로 급등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주가 수준이 낮다고 보고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식 증여를 전격 단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장남(19)과 정몽익 KCC 사장의 장남(15)은 각각 172억3000만원, 106억4000만원을 기록했고, 정몽열 KCC건설 사장의 장남(18)은 69억7000만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염홍섭 (주)서산 회장의 손자(19)는 부친의 타계로 주식을 상속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159억4000만원의 주식을 받은 상태고,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의 손자(17) 또한 120억9000만원으로 100억원대 주식갑부다.

이들 외에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차녀(17)가 52억원,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위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의 장남(12)이 42억8000만원, 장녀(19)와 차녀(17)는 각각 11억9000원의 주식을 보여중이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장남(19)도 25억원,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장남과 차남도 각각 10억원씩의 주식을 보유중이다.

주가 하락시기에 주식을 증여해 증여세 규모를 줄이고 세금을 낮추는 것은 비상장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함께 재벌가의 부 대물림 2대 방법이다. 회사 내부 사정에 훤하다보니 주가의 변동 사이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