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최근 넉달여간 100억원을 들여 응급실 시스템 정비를 마치고, 시범운영을 거쳐 본격적인 스마트 ER 체제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국내 응급실 문화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상당히 낙후되어 있던 것이 현실이었다. 대형병원들의 경우 하루 평균 200~300명의 환자가 몰려 병상 포화도가 100%가 넘는 경우도 많았다.
이 때문에 혼잡한 응급실 상황 속에서 의사와 간호사로부터 적정한 치료를 제 때 제공받기 힘든데다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응급실을 운영할수록 적자를 피하기 힘든 국내 의료현실 탓에 빚어진 구조적인 문제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이 이번에 철저하게 고객, 즉 환자중심의 새로운 응급실 모델을 선보이면서 이러한 국내 응급실 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삼성서울병원은 'Happy ER, HappiER Patient'을 모토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한 명, 한 명마다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는 선진 응급의료시스템을 도입했다.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전문의들의 진료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치료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결정,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또 삼성서울병원의 의료IT 운용 노하우를 적극 활용,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간 응급의료정보 시스템 POINT(Patient Oriented Information NeTwork)를 새롭게 선보였다. 환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의료진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여 치료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공간적인 면에서도 응급실을 새로 신축하는 등 가용 면적을 두 배 가량 넓히고 동시에 환자별로 증세에 따라 진료구역을 세분화시킴으로써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집중도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우리가 새롭게 구축한 응급실은 전문의 진료체제를 기본으로, 환자 한명 한명을 따뜻하게 배려하면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응급실 문화가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최초로 설립된 중환자의학과에 이어 응급실의 혁신까지 이뤘다. 두 분야는 위급한 환자들의 처음과 마지막 단계의 핵심진료 시스템이지만, 수익성과 거리가 멀다보니 병원들이 투자를 꺼려왔다"며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이 먼저 과감한 혁신에 나서면서 '환자행복을 위한 의료혁신'이라는 비전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