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매경기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4강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가을야구'를 했다. 2013시즌을 앞두고 구단의 대표이사와 감독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선수들도 4강 유지는 그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홍성흔(두산) 김주찬(KIA)이 빠져 4강에 못 갔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은 것이다.
롯데는 19일 현재 5위. 4위 넥센에 승차 2.5게임 뒤처져 있고, 6위 SK에 승차 2게임 앞서 있다. 아래로는 SK의 맹추격을 뿌리쳐야 야고, 위로는 넥센을 끌어내려야 한다.
이런 롯데엔 희망과 불안 요소가 공존하고 있다. 롯데가 최근 6연패를 할 때만 해도 4강 진출은 어렵겠다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롯데는 그대로 주저 앉지 않았다. 그 힘은 결국 마운드에서 나왔다. 선발 로테이션에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에 새롭게 가세한 김사율이 있다.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은 로테이션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어 믿고 쓸 수 있다. 믿음이 가지 않았던 4~5선발 중 4선발로 김사율이 가능성을 보여준 게 컸다. 김사율은 지난 17일 사직 NC전을 통해 11년 만에 선발 승을 거뒀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해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그는 프로에서 10년 이상을 던진 베테랑이다. 타자와 수 싸움이 된다. 또 지난해 마무리로 34세이브를 했기 때문에 제구가 된다. 투구수만 조절되면 타자들에게 난타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흔들렸던 불펜엔 좌완 듀오 강영식과 이명우가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다. 최근 2군에서 올라온 강영식은 최근 3경기에서 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명우는 이번 시즌 14홀드로 소리없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이어볼러' 우완 이지모의 가세도 힘이 돼 주고 있다.
올해 롯데 야구는 타선이 약해진 상태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투수진이 흔들리면 지난해 성적 보다 떨어질 위험이 컸다. 따라서 롯데 마운드의 안정은 4강 진출을 위해선 필요조건이다. 그나마 투수진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건 희망적인 요소다.
불안한 건 야수 쪽이다. 롯데가 넥센을 끌어내리기 위해선 연승이 필요하다. 승리를 위해선 마운드가 점수를 지키기 전에 야수들이 승리 점수를 뽑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롯데는 기복이 심하다. 좋았던 타격감이 하루 이상 가지 않는다. 팀 타율(0.261) 8위, 팀 홈런(41개) 8위, 팀 득점권타율(0.256) 8위다. 손아섭(0.348) 외에는 팀내 타율 3할 타자(규정타석 선수)가 없다. 최근 강민호 전준우 등 타선을 이끌고 나갈 중심타자들이 제 구실을 못해주고 있다. 18일 사직 NC전도 패색이 짚다가 연장 접전 끝에 6대6 무승부를 기록했다. 패하지 않을 걸 만족할 게 아니라 승리로 이어가지 못한 타선의 집중력이 아쉽다.
또 야수들의 실책이 76개로 9개팀 중 최다인 것도 문제다. 유격수 신본기는 18일 NC전에서 실책 3개를 범했다. 신본기 마저 흔들릴 경우 롯데 유격수엔 마땅한 대안이 없다. 박기혁 문규현이 수비 불안과 컨디션 저하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신본기는 마지막 보루라고 봐야 한다.
롯데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지난 5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그들이 4강을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그런 각오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매경기 보여주어야 시즌이 끝나고 팬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