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미래'가 드디어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NC의 좌완 투수 노성호가 16일 삼성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5안타 1실점의 호투로 본인의 1군 데뷔 첫 승과 함께, 팀의 첫 삼성전 2연승을 견인했다. 자신에게 1군의 쓰라림을 맛보게 해준 삼성을 상대로 첫 승을 일궈냈기에 감격은 배가 됐다.
노성호는 5회 삼성 첫 타자인 김태완의 2루타에 이어 김상수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 이날 유일한 실점을 했지만 이외에는 별다른 위기를 맞지 않으며 삼성의 강타선을 산발 5안타로 묶었다. 볼넷도 1개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고질병이었던 제구력 문제도 스스로 이겨냈다.
노성호는 2012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NC가 우선 지명으로 영입한 기대주이다.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한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하는 기간도 있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18경기에 나와 6승2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NC 김경문 감독은 시즌 전 그를 5선발로 낙점했다. 하지만 1군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4월5일 삼성전에서 1이닝만에 4피안타 4볼넷 5실점으로 무너지며 강판됐다. 이후 노성호는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불펜과 2군을 들락거려야 했다.
노성호는 투구폼이나 덩치 등 여러가지 면에서 류현진(LA다저스)과 비슷해, '제2의 류현진'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롤모델을 류현진으로 삼고 투구폼을 그대로 따라하려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습 투구 때는 150㎞가 넘는 직구를 가운데 펑펑 꽂아넣으면서도, 정작 실전에서는 좀처럼 컨트롤이 잡히지 않았다. 공만 빠른 기대주일뿐이었다. 무조건 강하게 던지려다 보니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제구력이 좋을 수 없었다. NC 김경문 감독은 "실전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만 제대로 뿌린다면 누구도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 나서면 자신있게 공을 던지지 못하고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급급하다가 난타를 당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경기에 앞서서도 김 감독은 "어차피 전날 삼성전에 승리를 했기에 오늘 반드시 이기겠다는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당부했다. 불펜 투수들도 많이 버티고 있으니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부담감을 떨쳐서였을까, 노성호는 이날 경기에서 몸에 힘을 빼고 제구력에 좀 더 신경을 썼다. 그렇다고 공의 위력이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최고 구속이 150㎞을 찍는 등 평균 145㎞의 직구를 뿌렸다. 최고 143㎞의 체인지업, 그리고 138㎞의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이밍을 뺏었다. 개인 통산 최다인 8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이유다. 슬슬 여유있게 던지는 것 같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마운드에서 안정감 있는 투구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노장 손민한의 존재감도 한 몫 했음은 물론이다.
경기 후 노성호는 "첫 승을 뒤늦게 신고하게 돼 팬들께 죄송하면서도 감사드린다"며 "백경덕 트레이닝 코치와 러닝훈련을 하며 골반 통증이 많이 없어졌다. 밸런스가 좋아진 이유이다. 힘을 빼고 던졌는데 잘 들어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부분에서 힘을 빼고 어느 포인트에서 강하게 던질지에 대해 최일언 코치님께도 많이 배웠다. 이제 내게 맞는 릴리스 포인트를 찾은 것 같아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토종 선발인 이재학에 이어 기대주였던 노성호마저 드디어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향후 NC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게 됐다.창원=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