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의 미래들이 선두 경쟁을 벌이는 LG에 고춧가루를 확실하게 뿌렸다.
한화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2대1로 신승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3연패를 탈출했다. 특히, LG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선두 삼성에 NC에 2연패를 당했다. 만약 LG가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선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1점차 승부에서 유창식, 김혁민 두 투수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이 합작해낸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타선이 10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단 2점밖에 거두지 못하는 집중력 부족을 보여줬다.
하지만 두 사람은 '2점만 내줘도 고맙다'는 듯이 호투를 했다. 먼저 선발 유창식. 지난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오랜만에 선발승을 거둔 유창식은 이날도 안정된 제구력으로 LG 타선을 요리했다. 6회 위기를 맞아 5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또 제구가 흔들릴 것'이라는 세간이 우려를 불식시키는 훌륭한 투구로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선발 2연승이지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유창식도 빛났지만 사실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준 선수는 김혁민이었다. 올시즌 한화의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채 최근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김혁민이었다. 의욕이 떨어질 만도 했지만 김혁민은 13일 NC전과 15일 LG전에 중간투수로 나서며 적응을 마쳤고, 이날의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었다. 김혁민은 6회 0-2로 상황에서 나온 무사 1, 3루 위기에서 3루 주자의 홈인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후속타자들을 완벽히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7회와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두 사람의 피칭은 경기 후 김응용 감독까지 웃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유창식과 김혁민이 잘 던졌다"며 콕 집어 두 사람을 칭찬했다.
유창식은 경기 후 "앞선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며 "2군에서 많은 공을 던졌고 러닝을 많이 한 것이 제구력 향상의 비결인 것 같다. 올시즌 더 나은 피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혁민은 "어제도 역전패를 했기 때문에 꼭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악물고 던졌다"며 "선발은 길게 가야하기 때문에 강약조절을 했지만 중간에서는 1구, 1구를 세게 던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