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감독 체제의 강원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까.
강원FC의 새 사령탑으로 김용갑 감독(44)이 확정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원은 15일 현재 정규리그 22경기서 단 2승(9무11패)에 그치면서 강등권인 13위에 처져 있다. 8~14위 팀이 맞붙는 그룹B 일정이 남아 있어 속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무기력한 경기력과 거듭되는 연패로 땅에 떨어진 자신감을 되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 감독은 국내 팬들에겐 다소 알려지지 않은 지도자다. 하지만 축구계에선 조용히 내실을 쌓아 온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0년 전북 트레이너로 지도자에 입문해 17세,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코치(2002~2005년)를 거쳤다. 2006년부터는 FC서울 코치로 이장수 감독, 세뇰 귀네슈 감독을 보좌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을 거쳐 광저우 헝다에서 이 감독을 보필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짜임새 있는 전술로 선수를 지도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해외 연수를 통해 선진 축구를 익히는 등 끊임없이 공부하는 지도자로도 꼽힌다.
김 감독이 가장 먼저 할 일으로는 체질 개선이 꼽힌다. 올 시즌 강원은 지쿠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공격수들이 전면에 서고 진경선 전재호 배효성이 각각 중원과 후방에서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그러나 지쿠를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거듭되면서 수비라인까지 무너지는 결과가 속출했다. 패배가 거듭될수록 자신감을 잃는 경향도 돌아왔다. 최근 강원의 경기력을 보면 지난 시즌 한창 부진을 달리던 때와 다를 바 없다. 김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소통'을 강조한 이유다.
환경과도 싸워야 한다. 시도민구단 사령탑은 선수단 살림 뿐만 아니라 외풍도 견뎌내야 하는 자리다. 열악한 재정 속에 부진한 성적까지 겹치면서 터져 나오는 비난은 구단을 흔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임 김상호, 김학범 감독이 자유롭지 못했던 부분이다.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어야 하는 김 감독이 지게 될 부담감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돌아설 곳이 없다면 부딪히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김 감독은 승부수를 걸어볼 참이다. "패배의식을 긍정의 마인드로 바꾸겠다. 재창단의 각오로 팀을 정상화 시키겠다." 김 감독이 몰고 올 변화의 바람은 1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인천과의 23라운드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