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배짱 영업'에 소비자들의 불만 지수가 올라가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운송 과정에서 칠이 벗겨진 차를 다시 도색한 뒤 정상가격에 판매해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올해 1∼6월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수입차량 재도색 관련 민원건수는 13건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 한해 20건보다 증가한 것이다.
수입차는 통상 국내에 도착할 때까지 선박으로 평균 1∼2개월의 운송과정을 거치게 된다. 배 위에서 한달에서 석달여를 있는 만큼 흠집이나 부식, 찌그러짐 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수입차업체들은 이를 보완화기 위해 정식 출고 전 국내 PDI센터(Pre Delivery Center)에서 차량을 검사한 뒤 보완 과정을 거친다. 이때 작은 흠집 등을 발견할 때는 재도색한 뒤 고객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고 정상가로 판매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재도색을 한 부분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드러나거나 중고차로 매매할 때 감정하면서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당연히 가격 산정에서 소비자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또 원래 생산 공장에서의 도장과 달리 강도나 수명이 크게 떨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 생산 공장에서 도색을 하면 보통 60∼75도에서 가열 후 30분∼1시간 건조되지만, PDI센터는 이 같은 적정 온도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수입차 업체들은 이른바 이 재도색 과정이 업계 '관행'이라며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재도색은 차량을 수리하기 전까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잠정적인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명백히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칠 벗겨짐인 만큼 재도색해 신차로 판매하는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며 "재도색 차량은 반드시 판매 전 소비자에게 알리고 선택의 기회를 줘야한다. 그리고 수리 차량으로 판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