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력에 힘입은 한판이었습니다. 어제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경기에서 LG는 3홈런 포함 18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려 16:9로 대승했습니다. 선발 전원 안타, 전원 득점의 기록까지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공격의 흐름이 매끄러웠던 것만은 아닙니다. 2개의 주루사가 발생했습니다. 1회초 1사 1, 2루에서 2루 주자 권용관은 선발 투수 장원삼의 견제구가 중견수 쪽으로 빠지자 3루로 향했지만 아웃되었습니다. 견제구가 빠진 것을 뒤늦게 알아차려 스타트가 늦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정의윤의 선제 적시타가 나왔지만 1:0으로 1회초가 종료되어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권용관이 주루사를 당하지 않았다면 1득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득점을 하면서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8회초에는 1사 후 중월 적시 2루타를 터뜨린 오지환이 내친김에 3루로 향하다 아웃되었습니다. 14:9로 벌리는 적시타였기에 승부는 어느 정도 갈린 뒤였지만 한 경기에서 2개의 주루사가 3루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LG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주루사가 잦습니다. 8월 8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1회말과 8회말 정의윤과 정성훈이 각각 좌측에 안타를 치고 2루까지 향하다 아웃되었습니다. 해당 이닝에서 LG는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2회말에는 손주인의 적시타 포함 3연속 안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지만 2루 주자 김용의가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어 LG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LG는 이날 롯데에 5:4 1점차로 역전패했습니다. 넓은 의미의 주루사의 범주에 포함되는 견제사까지 도합 3개의 주루사가 아니었다면 승부의 향방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음날인 8일 9일 롯데전에서도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2:1로 뒤진 3회말 선두 타자 오지환이 좌측에 안타를 치고 2루로 향하다 아웃된 것입니다. 선두 타자의 주루사로 인해 3회말 공격은 3명의 타자로 득점 없이 종료되었습니다. 4회말 타선이 터져 5:2로 역전해 승기를 잡았지만 이틀 동안 3개의 주루사가 2루 베이스에서 발생한 것은 개운치 않았습니다.
두산과의 주말 2연전 마지막 경기인 8월 11일 경기에서는 2이닝 연속 견제사가 나왔습니다.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친 권용관이 2루에서 견제사를 당했으며 6회초에는 2사 후 손주인이 1루에서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어 이닝이 종료되었습니다.
최근 5경기에서 LG는 5개의 주루사, 3개의 견제사가 속출했습니다. 어제 승리로 LG는 1위 삼성에 승차 없이 육박하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자를 아낄 줄 모르면 설령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과감한 주루 플레이도 좋지만 공격의 맥을 끊으며 경기 흐름에 엄청난 여파를 미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주루사입니다. LG가 주루사를 줄이며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