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원정유니폼으로 할까?"
양현종의 갑작스런 부상 이탈 소식을 전한 KIA 선동열 감독이 모처럼 우스갯소리를 했다. 바로 지난 11일 광주 삼성전서 예전 해태시절의 유니폼 얘기가 나온 것. KIA는 당시 예전 해태시절 원정 유니폼을 입고 삼성을 6대5로 눌러 지긋지긋했던 삼성전 11연패를 탈출했다.
취재진이 선 감독에게 "선수단에서 예전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렸다"고 하자 선 감독은 "예전에 그것만 입고 던졌는데 잘어울리겠지"라며 "소사도 입은 것 보니까 잘 어울리더라"고 했다. 그러더니 "내년엔 이 유니폼을 원정유니폼으로 할까?"라고 했다. 검정색 하의에 빨간 상의는 강렬한 인상을 줄수는 있을 듯. 게다가 삼성전 11연패를 끊은 유니폼 아닌가.
그러나 선 감독은 이내 포기했다. 소재 문제다. 선 감독은 "색깔 때문인지 솔직히 좀 덥긴 했다"면서 "이걸로 원정 유니폼 하려면 구멍을 좀 뚫어야겠다"고 했다.
그나마 요즘 경기하는 선수들은 소재의 덕을 많이 본다고 했다. 선 감독은 "예전에 그 유니폼을 입고 대구나 부산에서 던지면 2이닝 정도만 해도 언더셔츠를 갈아입어야 했다"면서 "지금은 언더셔츠가 땀을 흡수하지만 그때는 던질 때 언더셔츠에 있던 땀이 뿜어져 나오기도 했다"고 했다.
혹시 땀을 잘 배출하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다면 내년시즌 해태시절의 올드 유니폼을 자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