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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뉴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가족형 투어링카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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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는 간단히 얘기하면 2,000cc 디젤엔진을 단 320d의 해치백 모델이다. 기존 5시리즈 해치백 스타일의 GT모델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번엔 3시리즈의 해치백 모델을 GT로 변신시켰다.

실제로 3, 5, 7로 명료하게 간판을 달았던 BMW 시리즈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수입차 판매 1위 수성을 지켜온 반면 희소성에서 매력을 잃기 시작한 BMW 아이덴티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디자인과 성능 모두 기존 3시리즈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쉽게 말해 5백만원 가격을 올린 대신 옵션의 다양화 고급화를 실현했고, 앞뒤 바퀴 간격을 11센티미터 늘려 실내공간에 여유를 찾았다. 5시리즈 보다 2백만원 낮은 가격에 새로운 디자인의 GT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뒤에서 보면 X6 같은 스포티함도 묻어난다. 럭셔리 라인은 실내외에 크롬으로 포인트를 줘 스포티한 외모와 조화를 이룬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멀티스포크 18인치 합금휠도 분위기를 더한다.

운전자 보다 만족스러워 하는 사람은 동승자들이다. 뒷좌석은 다리공간에 여유가 넘쳐흐른다. 뒷좌석 탑승자도 기존 3시리즈에서 느끼던 답답함 대신 여유로운 무릎공간에 연거푸 만족감을 표했다. 휠베이스가 2,920mm로 중국에서 팔리는 3시리즈 롱휠베이스 모델과 같은 수치다.

한결 부드러워진 가죽시트로 확실히 옵션의 고급화가 장점이다. 거기다 지붕 70%까지 열리는 썬루프와 트렁크 밑바닥에도 마련한 짐 공간은 세심한 노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트 등받이가 다소 서있고 형상이 단조로우며, 방석이 앞좌석보다 높게 위치해 안락하기보다는 통통 튀는 듯한 승차감을 보인다.

파노라마 루프 커튼은 요즘 같이 비가 많이 오거나 햇빛이 강렬한 여름날 소음과 열을 잘 차단해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들어준다. 두 가지 색으로 조절 가능한 실내 무드 조명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품격을 더한다. 넓은 화면을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면분할이 가능해 편하다.

시동을 걸면 디젤답지 않은 뛰어난 정숙성이 돋보인다. 약간 시끄러운 가솔린 엔진의 느낌이다. 가속할 때는 특유의 소음이 살아나는 편이지만, 정속주행에 들어가면 계기판에 쓰여진 'Diesel'을 보기 전까지는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소음대책이 훌륭하다.

엔진은 320d 세단, 520d와 같은 직렬 4기통 1,995cc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으로 최고출력 184마력(4,000rpm), 최대토크 38.8kgm(1,750~2,750rpm)를 뿜어낸다. 시속 0-100km 가속시간은 제원상 7.9초. 스포츠 주행모드에 수동 변속모드로 놓고 측정한 결과 8.0초로, 비오는 날씨와 고저차가 있던 노면 상황을 고려했을 때 놀라운 수준이었다.

자동 8단 변속기는 매끄럽게 가속이 연결되는 편은 아니지만 변속은 빠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자동 모드에서는 약 4,300rpm, 수동 모드에서는 약 4,800rpm에서 변속된다. 시속 100km 주행에서 1,500rpm으로 엔진회전을 낮게 유지해준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6.2km 수준.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은 공회전시 소음을 감추는데 유용했지만, 다시 시동이 걸릴 때 전해지는 충격이 큰 것이 아쉬웠다.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시스템을 통해 제동 시 발생되는 운동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상황을 계기판과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어 하이브리드 같은 느낌을 준다.

가변식 스포츠 스티어링은 저속 주행 및 주차 시 비교적 가볍게 움직이고 고속에서는 무게를 실어준다.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는 110km/h에서 올라오고 70km/h에서 내려와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돕는다. 운전석 도어에 있는 스위치로 수동 작동도 가능하다.

서스펜션이 단단한 편임에도 부드럽고 빠르게 움직이며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해낸다. 다만 차체 특성상 다소 출렁거리는 느낌이 심할 때가 있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은 후 반동이 수 차례 느껴지며 세단보다 무게중심이 높아 롤링도 크게 느껴진다.

산길에서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센터 콘솔에 위치한 버튼으로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엔진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변속되는 순간 RPM도 빠르게 떨어지고 더욱 날카로워진 변속이 완전 다른 차의 느낌이다. 서스펜션도 단단해지면서 반동도 약간 줄어든다.

코너링에 들어서니 묵직한 차체가 오히려 안정감을 준다. 진입 시 뒤가 들리면서 선회를 시작하면 오버스티어가 느껴지지만 더디거나 불안하지 않고 경쾌한 느낌이다. 오히려 탈출 시 방향성을 확보하는데 유리하고 가속을 일찍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 225/50 R18 사이즈의 콘티넨탈 콘티스포트콘택트5 SSR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끈기 있게 버티며 가속을 도왔다.

320d 그란투리스모는 틈을 잘 파고든 모델이다. 넓은 실내공간과 짐 공간을 원하지만 왜건의 투박함은 싫은 이들, 편안한 크루징도 중요하지만 재미있는 스포츠 주행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가장 '핫'하다는 2,000cc급 디젤 수요층을 노렸다.

국내에는 옵션에 따라 뉴 320d 그란투리스모와 뉴 320d 그란투리스모 럭셔리 등 2가지 모델이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5,430만원, 6,050만원(VAT포함)이다.

/시승= 강민재(카레이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시승 정리=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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