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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남현희' 홍효진 한미대학펜싱이 발견한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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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남현희'다. 까무잡잡한 피부, 작고 깜찍한 마스크가 한눈에 야무진 인상이다. 1m67의 슬림한 체구, 빠른 풋워크, 지고는 못사는 승부욕을 두루 갖췄다. 찌르기에 성공한 후 "꺄악!"하고 내지르는 하이톤 고성은 피스트를 압도한다.

여자 플뢰레 유망주 홍효진(19·대구대)이 제3회 한미대학펜싱선수권에서 깜짝우승했다. 13일 제주도 서귀포 한국국제학교(KIS) 제주 캠퍼스 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회 결승전에서 홍효진은 한솥밥 선배 정지성을 접전끝에 15대12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전미대학펜싱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출신 컬럼비아대 에이스 재클린 듀브로비치를 15대11로 눌렀다. 대구대 특유의 훈련량으로 단련된 체력과 한국펜싱 특유의 빠른 발로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에선 서로를 잘 아는 대구대 선후배가 진검승부를 펼쳤다. 연습때 더 강했던 언니 정지성을 이겼다. 더 공격적으로 파고든 '동생' 홍효진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땀으로 흠뻑 젖은 채 피스트에 주저앉아 서로를 격려하는 선후배의 모습이 훈훈했다.

대구대 2학년 홍효진은 펜싱명문 성남여중-성남여고 출신이다. 대한민국 여자펜싱 사상 첫 은메달리스트 남현희의 직속후배다. 성남여고에 훈련온 남현희와 함께 땀을 흘리기도 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차세대 에이스다. 상반기 일본, 쿠바 월드컵 시리즈 대회에 잇달아 출전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지성은 절친 후배 홍효진에 대해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독특하고 까다롭다. 몸을 돌고 트는 동작이 좋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경기할 땐 완전 악바리"라고 귀띔했다.

홍효진은 이번이 공식대회 첫 우승이다. 펜싱선수로서의 꿈은 소박하고도 특별하다. 국가대표, 올림픽 금메달 선수라면 누구나 말할 법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평범하지만 행복한 펜싱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웃었다. 펜싱을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행복해지는 것이 꿈이다. 제3회 한미대학펜싱선수권이 예쁘고 당찬 보석 하나를 발견했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