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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대학펜싱]스탠포드대'홍콩의 별' 비비안콩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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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포드대 간판 에이스 비비안 콩(19)이 제3회 한미대학펜싱선수권 여자에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남녀 플뢰레, 에페, 사브르 등 개인전 6종목을 통틀어 미국대학 선수로는 유일한 우승자다. 한미 대학펜싱 대결에서 한국의 '안방' 에이스들을 꺾었다. '공부하는 학생선수(Student-Athlete)'들로 이뤄진 미국대학 펜싱의 자존심을 지켰다.

▶홍콩의 별, 미국대학 유일의 우승자

비비안 콩은 홍콩 국가대표 출신의 미국 유학생이다. 12살 주니어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홍콩 대표 자격으로 2012년 난징, 도하그랑프리에 잇달아 출전해 16강에 진출했다. 32강에서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최인정을 이긴 적이 있다. 올해 전미대학펜싱선수권에서 여자플뢰레 3위에 올랐다. 한국선수들에게도 제법 익숙한 이름이다.

14일 제주도 서귀포 한국국제학교(KIS) 제주 캠퍼스 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회 결승전에서 비비안 콩은 한국국제대 박지현을 15대9로 눌렀다. 준결승에선 미국 노스웨스턴대 에이스 코트니 듀마스를 15대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비비안 콩은 허진희(한국국제대)와의 한솥밥 대결에서 승리한 박지현을 상대로 여유 있는 경기를 펼쳤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 피스트 뒤편에서 응원하던 스탠포드대 선수들이 환호했다. 미국 대학 유일의 우승자가 탄생했다. 스탠포드대펜싱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정규영 대학펜싱연맹회장도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비비안 콩은 경기 후 "정말 기쁘다. 운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집중력있게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거리 조절이 중요했는데 중반 이후에 여유를 갖다보니 상대공격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고 했다. "정말 힘든 경기였다. 박지현의 풋워크가 정말 빨랐다"며 칭찬했다.

홍콩 국가대표로 월드컵, 그랑프리 등에서 한국선수들과 많이 만난 경험이 있다. 한국펜싱 이야기를 꺼내자 "신아람!"을 외쳤다. 그녀가 말하는 한국펜싱의 강점은 '발펜싱'이었다. "풋워크가 강하다. 2년전 홍콩대표팀이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한 적이 있다. 발동작 훈련을 많이 하는 면이 인상깊었다. 손기술도 세밀하다"고 설명했다.

▶스탠포드의 '공부하는 홍콩대표 선수'

비비안 콩은 지난해 가을 스탠포드에 입학했다. 주목할 것은 특기생이 아닌 일반학생들과 똑같이 스탠포드에 정식지원해, 입학자격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원래는 홍콩대학을 갈 생각이었다. 고등학교 졸업반 때 스탠포드에 원서를 제출하면서 특기생으로 지원할 기회를 놓쳤다. 성적표와 펜싱경력을 담은 원서를 냈는데, 운좋게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성적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무엇보다 홍콩대표팀에서의 펜싱경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같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펜싱과 미국의 펜싱은 다르다. 미국은 즐기면서 운동한다. 서로 게임을 하면서 재밌는 운동을 즐긴다. 폼도 특이하고, 독특한 플레이를 하는 창의적인 선수들도 많다. 홍콩은 풋워크, 테크닉, 레슨을 중시한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경기를 몇번 하다보니 유연해지고, 익숙해졌다. 나도 펜싱을 즐기고 있다"며 웃었다.

대학입학 후 처음 출전한 한미대학펜싱선수권에 호평했다. "정말 좋은 대회다. 제주도는 늘 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렇게 대회를 겸해 올 수 있어 감사하다. 준비도 잘돼 있고, 모든 것이 좋았다. 대부분의 대회가 긴장감도 높고, 스트레스도 많은데 이번 대회는 선수들 모두 즐겁게 경기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대회중 학생선수들에 대한 교육세미나('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를 진행하는 것도 특별한 일이다. 굉장히 기대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펜서로서의 꿈은 올림픽에 나가보는 것이다. "홍콩선수로서 내나라를 대표해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고 싶다"며 눈빛을 빛냈다. 더 크고 높은 인생의 목표도 귀띔했다. 만다린, 광동어, 영어에 능통하고, 고등학교때 프랑스어 스페인어도 익힌 스마트한 운동선수다. "나중에 UN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