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전반기는 나쁘지 않았다. 4월만 해도 가공할 타선과 막강 선발진으로 우승후보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이후 불펜 불안으로 틈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무너지기 시작했고, 무더운 여름 4강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KIA는 전반기를 5위로 마쳤다. 당시 36승2무32패, 승률 5할2푼9리로 4위 두산(40승2무33패·승률 0.548)에 1.5게임 뒤져 있었다. 4강에 대한 가능성은 분명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KIA는 총체적 난국이다. 후반기에서 5승13패로 2할7푼8리의 극히 낮은 승률로 꼴찌다. 9구단 NC가 8승8패의 5할 승률로 굳건하고 부진에 빠진 넥센도 7승1무9패인데 KIA의 성적은 한화(4승10패)에도 떨어진다.
투-타가 모두 무너진 모습이다. 마운드는 믿음이 사라졌다. 후반기 18경기의 평균자책점이 무려 6.27이나 된다. 9개 팀 중 꼴찌다. 굳건하던 선발이 힘을 내지 못하는게 걱정이다. 18경기서 선발의 퀄리티스타트는 겨우 4번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7.30.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던 불펜은 여전히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평균자책점 4.90으로 선발보다는 나은 성적이지만 두산과 함께 공동 7위에 그친다.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렸지만 윤석민이 승리 상황에서 나오는 것 자체가 적다.
쉬어갈 곳이 없었던 KIA의 타선은 축 처졌다. 후반기 팀타율이 2할4푼9리에 그친다. 2할2푼3리인 NC보다 높을 뿐이다. 이 시기에 두산(0.320), LG(0.319), 삼성(0.318) 등은 3할대의 엄청난 타격을 보였다. KIA의 공격력 저하가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
이렇다보니 승리를 따낼 수 있는 힘이 없다. 후반기 선취득점을 한 경우 4승5패에 불과했다. 나머지 8개 팀은 모두 선취득점을 했을 때 승리가 더 많았다.
KIA의 승리 공식은 선발이 든든히 받쳐주는 동안 강력한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아 내는 것이다. 불펜이 불안하지만 공격이 좋아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지고, 마운드가 좋은 피칭을 하면 타선이 터지지 않는 악순환이 보여지는 것.
13일 인천 SK전도 그랬다. 1회초 1사 만루의 찬스를 먼저 잡았지만 이범호의 홈런성 타구가 잡히면서 1점만 뽑게 되면서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선발 양현종이 1회 4점을 내주면서 분위기 자체를 끌려가게 됐다.
선발이 막아주고 타선이 터지는 KIA의 승리 공식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김주찬까지 부상으로 빠지며 한숨이 더 커진 KIA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