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프로-아마 최강전 미디어데이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경희대 김민구였다.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의 해결사로 나서 맹활약을 펼쳤다.
대회가 끝난 뒤 두 거장이 김민구에게 나란히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대표팀 사령탑 유재학 감독과 '농구대통령' 허 재 KCC 감독은 "김민구가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하면서도 "파워를 키워야 더욱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공식 프로필에는 1m91, 71㎏으로 신체조건이 나와있다. '현재 정확한 몸무게가 어떻게 되냐'고 묻자 김민구는 웃으면서 "79㎏입니다"라고 말했다. 공식 프로필에 71㎏로 나와있다고 하자 "그러게요. 그게 언제적 몸무게인데"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확실히 김민구의 몸무게는 가볍다. 현대 농구는 스피드와 함께 파워를 겸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만큼 격렬한 몸싸움이 펼쳐지는데, 매치업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좀 더 자유롭게 중거리슛, 돌파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민구다. 그의 효율적인 벌크업(근육량을 늘리는 것)에 따라 한국농구의 국제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다. 그런 점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유 감독과 허 감독은 김민구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한 것이다.
물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몸무게가 늘면서 스피드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100% 그런 것은 아니다. 몸무게를 늘리면서 근육량을 늘리면 오히려 스피드는 줄지 않고 파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2년 전 대표팀 가드 김태술(KGC)이 그랬다. 몸무게는 8㎏정도 늘렸다. 근육량은 37.6㎏에서 40.9㎏으로 늘었고, 체지방은 12.7%에서 7.8%로 줄었다. 체지방 수비는 운동선수로서도 초특급의 수치. 당시 김태술은 "벌크업의 부작용을 고려해 순발력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했었다. 때문에 몸싸움은 강해지면서 순발력과 스피드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 효과를 봤다. 김민구의 기량은 흠잡을 데가 없다. 좋은 센스에 의한 안정적인 게임리드와 경기흐름에 맞는 플레이, 걸출한 스텝에 의한 골밑돌파와 3점슛까지 정확하다. 그러나 그의 기량이 한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파워의 업그레이드가 꼭 필요하다.
그는 '벌크업을 할거냐'고 묻자 김민구는 "해야죠. 시간이 주어진다면 할겁니다"라고 했다. 프로에서 초특급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핵심. 김민구는 또 다른 도전이 필요하다. 잠실학생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