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숨을 몰아쉬며 회생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던 KIA가 돌발 악재로 다시 위기에 빠져들었다. 공수에서 팀에 큰 역할을 하던 외야수 김주찬이 허벅지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다. 시즌 막판인 점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악재다.
김주찬은 1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10일 광주 삼성전 때 수비 도중 허벅지를 다쳤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에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던 김주찬은 1회와 2회에 정상적으로 수비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오른쪽 허벅지 쪽에 통증이 생겼다. 결국 2회말 타석 때 대타 이준호로 교체된 뒤 곧바로 앰뷸런스를 타고 구단 지정병원인 광주 한국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통증이 심상치 않았던 것.
결국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검진결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2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기 감각 회복을 고려하면 최소 3주 정도는 1군에서 뛸 수 없을 전망이다. 복귀 시기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낙 햄스트링이 민감하고 잘 회복되지 않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초 손목 골절상에 이어 올해만 벌써 두 번째 부상이다.
이로 인해 KIA의 실낱같던 '4강 복귀' 희망도 순식간에 절망으로 바뀔 위기다. 공격과 수비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던 김주찬이 빠지게 되면서 전력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기도 좋지 않다. 최소 3주 후에 돌아온다면 18경기 정도 뛸 수 없다는 계산인데, 현재 KIA는 매 경기의 결과가 운명을 좌우할 만큼 벼랑 끝에 서 있다. 김주찬의 복귀를 여유있게 기다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닌 셈이다.
특히 공격보다도 수비에서의 공백이 더욱 뼈아프다. 시즌 초반 KIA는 외야자원이 넘쳤다. 이용규와 김주찬 김원섭에 김상현, 신종길 나지완 등 주전급 외야수만 무려 6명이나 됐다. 그러나 이중 김상현을 SK로 트레이드해 보냈고, 김원섭이 발목 골절로 시즌을 접게 되면서 갑자기 외야자원이 축소됐다.
게다가 이용규도 어깨 상태가 좋지 못해 수비에 나서지 않은 채 지명타자로 나선 지 오래다. 결국 김주찬과 신종길, 나지완이 외야 라인을 책임지고 있었다. 데뷔 후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나섰던 나지완이 팀 사정상 주전 좌익수를 맡으며 체력 부담을 심하게 느끼던 상황이다. 여기에 김주찬이 빠지게 되면서 또 외야에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일단 KIA는 외야수 이종환을 2군에서 긴급히 수혈해왔다. 그러나 이종환이 1군 말소 이전까지 3할4리에 23도루, 28타점을 기록했던 김주찬의 공백을 얼마나 메워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깜짝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KIA는 절망 밖에 남을 것이 없다. KIA는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