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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이 부진에도 입을 다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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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 사람이라도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 같아요."

넥센 염경엽 감독은 최근 팀의 부진에도 선수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지난 10일 최하위 한화를 만나 4연패에서 탈출할 정도로 최근 좋지 않았다. 꿋꿋하게 3위를 유지하던 순위도 4위로 떨어졌다. 그 사이 5위 롯데도 바짝 쫓아왔다. 4강 싸움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실상 사령탑이 나서 선수단에 긴장감을 조성해도 될 만한 상황이다. 다른 팀이었으면 '위기'라면서 분위기를 다잡을 수도 있지만, 넥센 선수단은 평온하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훈련을 준비한다. 오히려 여름철 체력관리를 위해 훈련시간은 자율적,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이 적어도 나 때문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내 눈치는 안 보게끔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 정반대로 출구전략을 잡은 것이다. 일부러 경기나 성적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 어차피 코치진들이 선수들 가까이에서 필요한 얘기는 하고 있다. 염 감독은 무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게 농담식으로 한마디씩 건넬 뿐이다.

염 감독은 "솔직히 한참 안 좋을 때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상황에선 1년간 같이 고생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맞다고 본다"며 "나 한 사람이라도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은 말 안해도 다 느끼고 있다. 그런 마음과 열정이 충분히 느껴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역시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법이다. 감독부터 조급증에 시달려 선수들을 옥죄면, 그라운드에서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스타플레이어 출신들과 달리 '내가 해봐서 아는데'보다 '내가 실패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하는 염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좋지 않은 결과를 경험해 봤기에 정반대의 전략을 택하고 있다.

염 감독은 반드시 상승세의 흐름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기나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시즌 초반 상승세가 다소 길었기에 중반 부진도 길어질 수 있다.

지난해 넥센은 전반기를 4위로 마감했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해 히어로즈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도 시즌 중반 이후 위기가 왔다.

염 감독은 "지난해 떨어졌다는 사실이 선수들에게 '올해도 또…'라는 생각이 되면 안된다. 난 그걸 없애려고 하고 있다.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하고자 하는 걸 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편하게 해주는 게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