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전을 예상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 22라운드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서울전은 항상 난타전이었다. 움츠린다고 되는게 아니다. 먹을 건 먹어도 넣을 건 넣겠다"
김 감독의 말대로 인천-서울전은 항상 난타전이었다. 최근 2경기 연속 펠레 스코어(3대2)가 나왔고 3경기 연속 한 팀이 세 골씩 넣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10일, 올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 인천과 서울은 폭염도 물리칠 만한 시원한 골들을 만들어냈다. 3경기 연속 펠레 스코어를 작성됐다.
그러나 2경기 연속 펠레 스코어의 주인공이 됐던 인천은 이날 웃지 못했다. 서울에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2대3으로 패했다. 경기를 마친 김 감독은 "작년 우승팀을 맞아 패하긴 했지만 끝까지 선수들이 기량을 충분히 발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상대로 난타전이었다. 이런 난타전을 예상한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서울은 데얀, 몰리나, 하대성, 고명진, 윤일록 등 능력 있고 골 결정력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모든 선수들을 막아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천도 공격이 좋다. 상대 수비를 교란하면 수비에 약점이 있기에 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예상대로 인천은 설기현과 한교원의 연속골을 만들어냈지만 고명진과 하대성, 그리고 데얀을 막지 못해 패배를 당했다.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했지만 명승부로 꼽힐 정도로 두 팀의 경기력은 뛰어났다. 또 3경기 연속 펠레 스코어를 완성하며 '슈퍼매치(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에 이은 또 하나의 라이벌 전 탄생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최용수 서울 감독이 인천과 좋은 라이벌이 될 것 같다'는 말에 "서울같은 좋은 팀과 라이벌이 된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라며 반겼다.
이날 이천수는 설기현의 골을 도우며 K-리그 통산 32번째로 30-30클럽(30골-30도움)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그런 기록을 갖는 건 개인적이나, 팀 적으로 영광이다. 앞으로 천수가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올렸으면 좋겠다"면서 "고참들이 모범되게 경기를 했다. 솔선수범하고 열심히 해줬다. 앞으로 우리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니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