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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일본야구팬들이 바라는 광주 신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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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3박4일 간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국 프로야구 관전투어를 실시했다. 필자가 기획과 가이드를 맡은 이 행사는 2003년에 시작해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한 해에 2번 진행한 적도 있어 이번이 14번째 관전투어였다.

참가자들은 한국야구 열성팬이라기 보다는, 야구에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참가자 10명은 평균 20.5개의 야구장에 가봤다고 했다.

이번 방문지는 부산 사직구장과 창원 마산구장, 광주 무등구장. 이 중 하이라이트는 광주 무등구장 방문과 신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공사현장 견학이었다.

광주를 찾은 일본 야구팬들은 광주 신구장에 대해 어떤 바람을 갖고 있었을까. 참가자들에게 물어보니, 대략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는 '일상 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분위기'였다. 한 20대 남성 참가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코메리카 파크 처럼 커다른 호랑이 상징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KIA 타이거즈의 홈구장이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했다. 30대 남성 참가자는 "쉽지 않겠지만 관중석에 수영장을 설치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가 관중석 수영장으로 유명한데, 올해 니혼햄 파이터스의 2군 경기장인 가마가야 스타디움에도 수영장이 생겼다. 참가자들은 기존 구장과는 다른 모습을 원했다.

두 번째는 역사에 관한 것이었다. 40대 여성 야구팬은 "KIA가 해태시절에 우승을 많이 했고, 스타선수를 많이 배출했다고 들었습니다. 선동열 투수가 피칭하는 모습의 동상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기존의 무등구장 내에 야구박물관이 생길 예정인데, 새 야구장에서도 구단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조형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는 음식물에 관한 것이었다. 한 30대 남성 참가자는 이런 말을 했다. "투어를 통해서 몇몇 야구장에 가봤는데, 하나같이 주 메뉴가 치킨이었습니다. 그 지역과 그 구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데." 이 의견에서 한국과 일본의 음식, 야구 문화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일본인들은 보통 1~2명이 야구장을 찾고, 경기전이나 경기 중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구장에서 파는 도시락 중에는 선수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선수 도시락이나 지역의 특산물을 담은 다양한 메뉴가 있다. 반면, 한국은 보통 2~4명 단위로 야구장에 간다. 이들은 치킨이나 피자, 족발 등을 푸짐하게 쌓아놓고 먹으며 야구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일본인들이 광주 신구장에서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일까. 의견을 나눈 결과 비빔밥 이야기가 나왔다. 혼자서 먹을 수 있고, 전라도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비빔밥이 없어도 '비빔밥 라이스버거'도 괜찮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어디까지나 일본식 생각일 뿐이다. 역시 한국 야구장에는 치킨, 피자가 잘 어울릴 것 같다.

관전 예정이던 8월 3일 광주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참가자들은 "내년에는 꼭 광주에서 야구를 봐야겠어요"라고 했다. 이들은 내년에 개장하는 광주 신구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