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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원정길이 무서운 강원FC '막힌다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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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리그 원정 경기가 있으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강원FC. 강원도를 연고로하는 강원은 원정경기마다 선수단 이동이 가장 큰 골치거리다. 선수단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적 이동 경로 탐색에 온 신경을 곤두 세운다. 하지만 원정경기가 여름 휴가 시즌과 겹치면 답이 없다.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된 8월 첫째주와 둘째주, 특히 3~4일은 교통 정체 현상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4일 전북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21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 강원이 휴가 시즌에 단단히 고생을 했다. 경기 전 만난 김학범 강원 감독은 한숨부터 내 쉬었다. "너무 멀다. 전주까지 5시간이 넘게 걸렸다. 부산 울산 창원 전남 전주까지 원정을 가기가 너무 멀다."

통상 강원은 원정경기 하루 전에 격전지로 이동한다. 전북전을 위해서 평소보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3일에 일찌감치 출발했다. 휴가철 교통 체증에 대비했다. 다행히 최악의 교통 체증은 피했지만 평소 3시간 30분이면 오는 전주까지 5시간 이상이 걸렸다. 김 감독은 "안막히는 시간에 간다고 일찍 출발했는데도 휴가철이라 중간 중간에 막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평소대로라면 영동고속도로→통영-대전 중부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전주로 이동한다. 휴가철이라 중부고속도로 진입을 하지 못했다. 결국 강원은 수원을 경유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된 원정길에 올랐다. 선수들의 피로감은 상상 이상이다. 3일마다 한 경기씩 치러야 하는 살인 일정이 한 몫했다. 김 감독은 "포항 원정경기가 끝나고 출발해 강릉에 다음날 새벽에 도착했다. 하루 쉬고 다시 전주 원정길에 오르는데 수원까지 갔다가 전주에 왔으니, 거의 서울까지 다녀온 셈이다"라며 웃었다.

강원은 휴가철에 원정경기가 잡힌 일정을 탓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휴가철을 잘 이용하면 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번쩍 들었나보다. 김 감독은 "이런 휴가 시즌에 다른 팀들이 강릉 원정을 왔어야 하는데…"라면서 "이 때 강릉 경기 걸려서 오려면 고생좀 할 것이다. 고속도로가 막히면 더 금상첨화다"라며 다시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전주 원정길에서 너무 힘을 빼긴 했나보다. 강원은 전북전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37분 이후 내리 세 골을 허용하는 뒷심 부족으로 1대4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내년 시즌에 강원은 휴가 시즌 '홈경기 유치'를 위해 시즌 전부터 힘을 쏟아야 할 것 같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