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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달성 실패 박인비 "날씨가 내 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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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달성에 실패한 박인비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전 세계 남녀 프로골프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캘린더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 박인비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려면 날씨도 제 편이 돼야 하는데 이번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4회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6타를 잃고 공동 42위(6오버파 294타)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4라운드 첫 홀부터 더블보기를 쳐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결과를 떠나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개막 전부터 전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박인비는 "배운 게 많은 대회였다"며 "이런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 해봤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대회도 잘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엄청난 강풍 속에 진행된 전날 3라운드에서 4번 홀까지 1타를 줄였지만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그는 "이 대회는 우승하려면 날씨나 조 편성이 도와줘야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하지만 나와 비슷한 조에서도 잘 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핑계가 될 순 없다"고 패배를 시인하며 "무엇보다 그린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짚었다. '컴퓨터 퍼트'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정확한 퍼트 실력을 자랑하는 박인비였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스리 퍼트'도 여러 차례 했다"고 털어놓으며 "어제는 그린 스피드가 빨랐고 오늘은 또 느려지는 바람에 적응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어제 사실 컨디션이 좋았는데 네 홀밖에 경기하지 못한 것은 솔직히 좀 아쉽다"며 웃었다. 박인비는 "대회 개막 전에는 별생각이 없었지만 대회가 시작되고 나니 부담이 커졌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앞으로 선수로 생활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9월 에비앙 마스터스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사실 캘린더 그랜드 슬램보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진짜 목표"라며 "이번 대회 경험을 발판으로 한 달 정도 남은 에비앙 마스터스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