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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김경문 신생팀으로 이어진 경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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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삼성 인스트럭터가 kt wiz 초대 사령탑에 선임되면서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과의 경쟁 관계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둘은 선수와 지도자로 30년 넘게 묘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왔다. 둘다 포지션이 포수인데다 코치와 감독 생활을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고,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지도 능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조 감독과 김 감독은 지난 82년 프로 출범때 OB 베어스에 함께 입단했다. OB에서 활약하던 시절, 둘은 "누가 주전이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포수로서 경쟁을 벌였다. 80년대 당시 조범현을 선호하는 감독이 있었고, 김경문을 더 믿는 감독도 있었다. 어쨌든 선수 시절 둘은 수비형 포수로서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지도자 생활은 조 감독이 먼저 시작했다. 지난 93년 쌍방울 코치로 부임한 조 감독은 2002년 삼성 배터리 코치로 일할 때까지 박경완과 진갑용이라는 뛰어난 포수들을 길러냈다. 94년 삼성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98년 OB로 자리를 옮긴 뒤 베어스의 배터리 전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으로서도 둘은 경쟁 관계를 계속했다. 조 감독은 2003년 강병철 감독에 이어 SK 2대 사령탑에 올라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궜고, 2006년까지 4년 동안 팀을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2008년 KIA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단기간 전력을 안정화시키면서 뛰어난 용병술과 전략으로 2009년 팀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국제대회에서도 처음으로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탄탄한 경기운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김 감독은 조 감독보다 한 해 늦은 2004년 친정팀 두산의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두산은 예상 밖의 감독 인선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김 감독은 끈끈한 팀컬러를 더욱 강화시키고 탁월한 유망주 발굴과 육성 능력을 발휘하며 팀을 다시 명문 구단 반열에 올려놓았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2010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6번, 한국시리즈 준우승 2번을 일궈냈다. 김 감독은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9전 전승의 신화를 연출하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1년 8월 9구단 NC 사령탑을 맡아 올해 처음으로 1군 리그를 펼치고 있다. 후반기가 시작돼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NC는 돌풍을 일으키며 전체적인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생팀 kt 초대 사령탑이 된 조 감독이 이제 새로운 경쟁 무대에서 김 감독을 만나게 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