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에는 중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중대한 판단'이라고 했다. 골가뭄 해결을 위한 판단이다.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중대한 판단, 결국 선택의 문제일 듯 하다. 누굴 쓰느냐에 대한 판단일 것이다. 그럼 과연 어떤 카드일까.
먼저 24일 중국과의 2013년 동아시아컵 2차전을 돌아보자. 수비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부문에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았다. 이날 원톱으로 나온 서동현은 3~4차례의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후반 18분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나온 성급한 플레이는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후반 교체투입된 1m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도 존재감이 없었다. 호주전의 김동섭이 오히려 더 예리한 칼날을 자랑했다. 원톱에서 마무리에 실패하다보니 골문이 열릴리 없었다. 호주전에 이은 또 한번의 0대0 무승부였다.
경기 뒤 홍 감독은 "오늘 경기 결과 역시 아쉽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다 나와서 조직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하고자하는 면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첫승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짧은 기간에 동아시안컵을 잘 마무리할 수 있고 다음에 어떤 것을 준비할 수 있는지 얻을 수 있다면 첫 승보다 그게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무득점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다. "골을 못 넣은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9~10월에는 중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우선 떠오르는 카드는 박주영(아스널)이다. 홍 감독과 박주영의 관계는 특별하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다.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는 신뢰를 받지 못했지만 홍 감독은 다르다. 홍 감독이 취임하면서 중용될 것이란 예상이 일찌감치 나왔었다. 현재 상황에서 중대한 판단은 박주영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비해 이동국 카드는 가능성이 커보이지 않는다. 손흥민도 박주영에 비해 점수를 많이 받기는 힘들다.
골가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홍명보호 출범 초기부터 일찌감치 문제로 떠올랐다. 과연 어떤 판단, 어떤 선택이 나올까.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