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이렇게 쉬운 거구나 싶어요."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쳤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013년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에서 3대1로 승리했다. 29개월만에 현대캐피탈의 감독으로 맞이하는 삼성화재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한 여오현의 맹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여오현은 무려 21개의 디그를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한명의 선수를 영입했을 뿐인데 감독을 하기가 이렇게 쉽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감독의 할 일이 반으로 줄었다. 여오현 영입 효과를 많이 봤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와의 라이벌전에 대해서는 "사실 이제까지는 삼성화재만큼은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팀을 견고하게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2년간 팀을 떠나 있으면서 배구의 흐름을 지켜봤다. 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26일 LIG손해보험과 준결승을 펼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맡길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를 하고 싶어한다. 여오현도 새로 왔다. 팀을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이 크다. 최태웅과 권영민 등 베테랑 세터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신인들과 노장들 모두 잘 조화시키면 재미있는 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팀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문제점이 너무 많다. 열심히 준비해 겨울 리그때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안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