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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날두'김나래 벼락동점골에도...중에 1대2 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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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루니' 김나래(23·수원FMC)가 '전매특허' 35m 대포알 골을 터뜨렸다. 여자축구의 비인기 설움, 한여름 무더위를 한방에 날리는 짜릿한 동점골이었다. 골 직후 김나래의 이름이 각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었다. 축구팬들은 남자 못지않은 파워풀한 벼락슈팅에 뜨겁게 열광했다.

한국은 24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동아시안컵 여자축구 중국과의 2차전, 전반 시작과 함께 왕리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같은날 중국과 맞대결을 펼치는 '홍명보호'에 관심이 집중됐다. 3년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여자축구 A매치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다. 북한전 직후 무관심과 혹평속에 상처받았다. 아시아 최강 일본축구의 중심에서 10번 에이스로 활약중인 지소연(22·고베 아이낙)은 속상한 마음에 눈물까지 보였다. 한때 세계정상을 맛본 낭자군은 자존심을 걸었다. 3차전 상대는 최강 일본이다. 중국만은 넘는다는 독한 각오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포기하지 않았다.

8분만에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9분 김나래가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벼락같은 슈팅을 날렸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위치, 중국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슈팅 타이밍이었다. 남자축구를 방불케하는 강력한 슈팅은 오른쪽 골망에 그대로 꽂혔다. 1m80 장신의 중국 골키퍼 왕페이가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렸지만, 속수무책이었다.

3년전, 2010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가나전(4대2 승)에서 40m 프리킥 동점골로 8강행을 이끌었던 그때 그모습 그대로였다. 탱크처럼 다부진 체격에 강인한 체력, 무회전 프리킥까지 구사할 만큼 강력한 킥력이 '대표팀 전담키커' 김나래의 트레이드마크다. 날카로운 킥으로 '나래날두'라는 애칭을 얻었지만 정작 본인의 롤모델은 '루니'라고 밝혔었다. 저돌적인 모습으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맞섰다. 신태용 JTBC 해설위원은 "남자월드컵에서도 보기 힘든 대단한 골이다.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라고 극찬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0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피스퀸컵 결승전에서 전반 16분 오른발 프리킥골 이후 3년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봤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북한과의 1차전 후반 46분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야심차게 나선 중국전, 세트피스마다 간담이 서늘한 슈팅을 잇달아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지만 후반 21분 교체투입된 스무살 공격수 리잉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한국선수 2명(유영아 전은하)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타이밍을 틈타 중국의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45분 전은하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인저리타임, 지소연은 쓰러지면서도 끝까지 김나래를 향해 필사적인 패스를 건넸다. 눈물겨운 투혼을 보여줬다.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직후 붉은악마와 축구팬들이 "지소연!" "김나래!" "심서연!"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2패를 기록했다. 27일 오후 8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최강' 일본과 최종 3차전에서 맞붙는다. 화성=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