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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강민호 활용법, 뭐가 올바른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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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주전 포수 강민호(28)가 지쳤다. 스스로는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다. 팀이 힘겨운 4강 싸움을 하고 있다. 올스타전이 끝나고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해야 하는 후반기가 막 시작됐다. 롯데(6위)는 23일 한화전에서 5대4로 한점차 승리를 거두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강민호는 시즌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10여일 정도 쉬었다. 그후로는 거의 매 경기 선발 출전하고 있다. 그는 9개구단 포수 중 유일하게 규정타석를 채웠다. 팀 사정상 선발 출전하면 경기를 마칠 때까지 포수 마스크를 쓸 때가 잦다. 용덕한이 백업으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승패가 빨리 갈리지 않는 경기가 많아 교체 투입도 쉽지 않다. 이러다보니 강민호의 출전시간은 길어지고 지칠 수밖에 없다.

강민호의 올해 나이 28세. 한창 때다. 2006년 첫 풀타임 출전 선수가 된 후 2009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걸 빼고는 거의 쉼없이 달려왔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강민호 처럼 주전 포수가 한 경기를 전부 책임질 경우 평균 1시간30분 정도를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열대야에서 포수 마스크 등 약 10㎏에 육박하는 각종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불편한 자세로 경기를 이끌고 나간다. 일부 포수 중에는 무더위 속에서 한 경기 동안 땀을 비오듯 흘릴 경우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강민호의 경우 골반과 허리 통증이 자주 찾아온다.

그는 2013시즌 전반기 내내 방망이가 생각 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23일 현재 타율 2할4푼1리, 5홈런, 39타점이다. 2006년 주전이 된 후 최악의 타격감이다. 강민호의 프로 통산 타율은 2할7푼을 넘어선다. 또 그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10홈런 이상을 쳐왔다.

이번 시즌 강민호의 타율은 한때 2할7푼을 넘었다가 장마와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내리막을 탔다. 최근 5경기(0.071)에선 타율이 채 1할도 되지 않았다.

줄곧 4번 타순에 들어갔다가 23일 한화전에서 7번으로 옮겼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강민호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타순을 조정한 것이다. 일부에선 체력 안배를 위해 강민호에게 휴식을 주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민호가 지금 보다 더 체력적으로 떨어질 경우 자칫 부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강민호가 크게 다쳐 2군 또는 재활군으로 내려갈 경우 롯데의 후반기는 암울할 수 있다. 그걸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강민호의 경기 출전 횟수를 줄이고 대신 용덕한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두 삼성의 경우 주전 진갑용(39)과 이지영(27)을 골고루 투입하고 있다. 세대교체를 위해 이지영에게 좀더 많은 출전 기회를 주면서도 비중이 큰 경기에는 경험이 풍부한 진갑용을 전략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강민호가 진갑용 처럼 나이가 많은 건 아니다. 진갑용 처럼 체력 안배를 많이 해줄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강민호가 타석에서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 또 실제로 좋지 않다는 게 데이터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김시진 감독은 강민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쉽게 빼지 못한다. 현재 롯데는 강민호에게 한 경기 통째로 휴식을 줄 여유가 없다. 용덕한은 투수 리드 등 경기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 롯데는 지난 시즌 중반 강민호의 백업을 찾다가 두산에서 용덕한을 데려왔다. 용덕한(타율 1할9리)의 약점은 무기력한 타력이다. 타석에서 자신감 없어 상대 배터리에게 끌려다닌다. 게다가 이번 시즌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타격감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이렇다보니 용덕한을 선발로 투입할 경우 타선의 무게감이 더 떨어지게 된다.

강민호를 지명타자로 하고, 용덕한에게 포수를 맡기는 것도 고려가 됐었다. 하지만 이 카드는 강민호의 타격감이 괜찮을 때 가능한 조합이다.

강민호 활용법은 롯데가 2년 연속 고민하는 문제다. 롯데는 올해만 버티면 숨통이 트인다. 내년 시즌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장성우(23·경찰)가 가세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