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은 그의 또 다른 생일이다.
4년 전 그가 한국땅을 밟은 날이다. 제2의 인생을 연 날을 잊을 수 없다. 감회는 특별하다. 올해 트위터에 그 흔적을 남겼다. '한국 생활 4년 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맙다'라는 글과 함께 태극기를 올렸다. 해프닝이었지만 오해를 낳았다. 여름이적시장, 이별 인사로 해석됐다.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50분 뒤 해명글이 다시 올라왔다. '난 단지 4년 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난 떠나지 않는다.'
주인공은 콜롬비아 출신인 FC서울의 몰리나(33). 그 날, 그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K-리그 사상 최초로 3연 연속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했다. 몰리나는 이날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강원과의 원정경기(1대0 승)에서 1도움을 기록했다. 김진규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10호 도움이었다. 2011년 12도움을 올린 그는 지난해에는 19도움으로 도움왕을 차지했다. 에닝요(전북·2009~2010년)와 염기훈(경찰·2010~2011년)이 2년 연속 두 자리 수 도움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3년 연속은 몰리나가 처음이다.
'기록의 사나이'라는 데 의문부호가 달리지 않는다. 끝이 없다. 몰리나는 5월 26일 제주전(4대4 무)에서 최단 경기 '50-50' 클럽을 달성했다. K-리그 통산 131경기에 출전, 54골-50도움을 기록했다. 에닝요(전북)가 보유한 역대 최단 경기 '50-50' 기록을 경신했다. 에닝요는 지난해 6월 17일 대구와의 원정경기에서 177경기 만에 '50-50' 클럽에 가입했다. 현재까지 K-리그에서 50-50을 달성한 선수는 몰리나를 포함해 김현석 신태용 이성남 김은중 이동국 에닝요 등 7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27일 강원전(6대3 승)에서의 족적도 지워지지 않는다. 한 경기에서 골과 도움 해트트릭을 동시에 달성하는 희대의 진기록을 세웠다. 3골-3도움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다.
또 있다. 최고의 도우미 뿐 아리라 해결사 본능도 빛을 발하고 있다. 몰리나는 K-리그에 둥지를 튼 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10-10' 클럽에 가입했다. 현재 5골을 기록 중인 그는 3년 연속 '10-10'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K-리그의 산역사 몰리나, 그의 기록 행진은 클래식의 별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