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드롬의 불사조 김민철(34·8기 광산)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지난주 '2013 한일전 대표선수 1차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듯 지난주 광명돔은 평소 보다(약 15% 증가) 팬들이 많았다. 경륜을 대표하는 간판급 선수들이 총출전한데다 이례적인 8인제 경주가 실시됨에 따라 그 호기심과 열기는 대단했다.
이 가운데 김민철은 매 경주 대상 못지 않은 강편성임에도 불구하고 3일 내리 1위를 차지, 특유의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자신의 부활을 확인시켰다.
한때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할 만큼 큰 부상을 당했던 김민철이기에 좀처럼 '믿기지가 않는다'는 것이 주위의 공통된 반응이기도 하다.
기적과도 같은 김민철의 행보로 인해 최근 벨로드롬 안팎에선 '새판짜기'에 한창이다.
우선 지난해 초까지 경륜 황제로 칭송받던 이명현의 부진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걷게될 것이라 평가되던 호남팀이 다시 최강팀으로 우뚝서는 계기가 되었고, 경륜 '몬스터' '외계인'이란 칭호를 얻으며 독주 태세를 가동한 현 3관왕(승률 상금 득점) 인치환의 독주에 보란 듯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주 김민철은 인치환과의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특히 내용면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다.
첫날 마크하던 인치환의 추격을 뿌리치며 반바퀴 이단 젖히기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결승에선 아예 한바퀴 반을 끌며 선행으로 버텼기 때문이다.
지난달 네티즌배 결승에서 패한 수모를 깨끗하게 설욕한 셈인데 모두 자력으로 이겨낸 것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볼 수 있다.
이는 과거 경륜의 레전드로 불리던 조호성을 격파하던 그 모습과 많이 흡사하다. 최근 슬럼프가 길어진 이명현의 기세를 고려한다면 후반기는 김민철-인치환의 신 양강 체제로 봐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기도 하다.
아직 두 번의 선발전이 남아있지만 김민철은 지난주 3승을 토대로 올 11월에 펼쳐질 경륜 한일전의 대표선수 자격을 사실상 가장 먼저 확정했다.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아마시절 국제대회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김민철이기에 한일전을 준비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를 것"이라며 "그의 성실함과 경륜의 대한 끊임없는 열정이 귀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김민철이 '2013 한일전 대표선수 1차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