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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미스월드코리아 박민지 "몰타의 대통령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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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면 미스코리아지. 미스월드코리아는 뭐지?"

2011년 미스코리아가 아닌 미스월드코리아가 처음으로 국내 대회가 열렸다. 미스월드코리아는 영국에 본부를 둔 미스월드대회의 한국 본부에서 연 대회다. 그동안 미스코리아에서 2등 격인 선(善)에 뽑히면 미스월드대회에 나갈 자격이 주어졌다. 하지만 미스월드 측에서 1등인 진(眞)이 아닌 선을 보낸 데 대해 유감을 표한 것. 결국 미스월드에 보낼 한국 대표를 뽑기위한 미스월드코리아가 열리게 됐고, 이로인해 미스코리아 사업을 진행해 온 한국일보와 마찰을 빚으며, 첫 대회부터 순탄치않은 소송 릴레이를 벌여오고 있다. 박민지는 첫 대회에서 3등을 차지하며, 미스월드 진출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2012년과 2013년 소송으로 한국 대회 개최가 무산되면서 오는 9월에 열리는 2013 미스월드대회에 한국 대표로 나가게 됐다.

"행운이었죠.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제가 나가게 되긴 했지만, 영국에서 시작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인 대회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스월드에 한국 대표로 나간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130개국의 후보들이 출전한다는데 벌써부터 설레요. 역대 미스월드에서 1등을 차지한 분들 중에는 발리우드 1호 아이쉬와라도 있고,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장관이 된 분도 계세요. 그 정도로 미스월드 출신들의 활약이 세계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만큼 저도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해야죠."

박민지의 자부심은 크다. 2011년 미스월드코리아에서 3등으로 선발된 후, 2년 여 시간동안 활동하면서 애정도 깊어졌다. "우리 대회에 오기 전에 타 미인 대회에 나갔던 친구들 말 들어보면 경쟁이 살벌하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말도 안하고 그렇다는데, 우리는 너무 친하게 지냈죠. 합숙하는 기간에도 봉사활동 갈 때도 그랬고, 다들 자기가 예쁘게 보이고 싶을텐데도 예쁜 드레스가 있으면 골라주고, 머리 핀도 '이게 더 괜찮아'라고 말해주면서 지냈죠. 대회가 끝난 후에도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 "40여개 국 여행다니며 말레이시아 왕자도 만난 적 있어요."

박민지는 3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막내 딸이라 유난히 귀여워 했죠. 덕분에 해외 출장이 잦은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여행 다녔어요. 아버지가 학교 하루 출석하는 것보다 견문을 넓히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고 가르치셨거든요." 무려 40여 개국을 다녀봤다는 박민지. 그만큼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지 않았을까.

그는 "남부 지중해 나라인 몰타의 대통령을 만난 적도 있고요. 말레이시아 왕자님을 만났는데, 제가 엄마한테 '이 아저씨, 가이드냐'고 물었죠. 하하. 파리에서는 소매치기를 당한 적도 있는데, 가슴이 철렁했죠. 사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시련을 겪고 난 뒤에 나나 우리 가족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게 있었나. 새삼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죠"라고 회상했다. 또 "미스월드가 돼 아이들 공부방에 자원봉사를 하러 갔었죠.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밝게 웃으며, 생활하는 곳이었죠.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려서는 몰랐지만 커가면서 깨달은 것 같아요. 미스월드 대회는 미모와 지성 외에도 자선 부문을 보거든요. 꼭 대회에 참석해서가 아니라, 대회가 끝난 후에도 제가 가질 수 있었던 재능 기부 활동을 계속 하면서, 자선을 실천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현재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연극학 1년 과정을 밟고 있는 박은지의 꿈은 배우다. "할머니가 여든이 넘어도 아직도 성악을 하고 계세요. 세계적인 공연도 많이 봤고, 덕분에 어려서부터 예술이 삶에 묻어있어요. 흙 만지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꽃꽃이도 좋아하고, 예술적인 감정이 풍부한 편이에요."

이어 "뮤지컬도 했고, 단편 영화도 많이 찍었다"는 박민지는 "아직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롤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이름 석자를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발리우드 1호 아이쉬와라같은 미스월드코리아 출신 톱배우가 나올 날을 기대해본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