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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셔틀콕 U대회 금메달이 더욱 값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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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러시아 카잔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3 하계유니버시아드경기대회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종목은 배드민턴이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 걸린 총 6개(혼합단체전,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의 금메달 가운데 5개나 차지했다.

비록 이 대회는 유니버시아드지만 각국 유망주 국가대표가 출전하기 때문에 배드민턴계에서는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초전으로 여긴다.

우선 배드민턴 천하를 누려왔던 중국이 몰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중국은 혼합단체전에서 한국에 패한 것을 비롯해 개인전 3개 종목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한국이 혼합단체전, 남자복식(이용대-고성현), 혼합복식(김기정-김소영), 여자복식(김소영-장예나), 여자단식(성지현) 등 5개 종목을 석권한 것과 대조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또다른 의미를 가진 금메달을 생산했다. 주인공은 2관왕(혼합단체전, 남자복식) 이용대(25·삼성전기)와 성지현(22·한국체대), 김소영(21·인천대)이다.

이용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혼합단체전부터 그랬다. 지난 8일 열린 혼합단체전 결승전은 이용대의 독무대였다.

강호 중국과의 결승에서 이용대는 남자복식(고성현), 혼합복식(장예나)에 겹치기로 출전해 모두 승리를 따내며 3대0 완승을 견인했다.

이용대는 지난해부터 남자복식에만 집중해왔다.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 번갈아 출전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달려 이도저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니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된 것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실패 이후 고성현(김천시청)과 새로 짝을 이룬 이용대는 그동안 세계랭킹 1위까지는 올랐지만 최근 국제오픈대회에서 번번이 우승 문턱서 좌절했다.

오는 8월 세계선수권대회(중국 광저우·5∼11일) 전망도 어두워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번 유니버시아드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장예나와의 혼합복식에서 성공하고, 고성현과의 남자복식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크게 회복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이용대가 한국의 영광을 이끌었다'며 유니버시아드에서 입증된 이용대의 진가를 대서특필할 정도였다.

성지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극적인 승부를 펼친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 성지현은 대만 다이주잉과의 여자단식 결승에서 배드민턴 국제대회 사상 보기드문 명승부를 펼쳤다.

1세트를 21-16으로 기선을 잡은 성지현은 2세트에서 무려 8번의 듀스를 주고받는 혈투를 벌인 끝에 29-27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위에 실신하다시피 주저앉은 두 선수를 향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고 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21점제 승부인 배드민턴에서 30점에 육박할 정도로 랠리가 펼쳐졌다는 것은 정말 보기드문 기록"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성지현이 이번 금메달에서 거둔 큰 수확은 뒷심 근성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성지현은 막판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한다는 게 커다란 고민이었다. 지난 1월 코리아오픈에서 슈퍼시리즈 첫 금메달을 딴 성지현은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 막판 승부욕까지 보강하면서 세계선수권과 인천아시안게임 정상에 바짝 다가섰다.

그런가 하면 주요 국제대회에서 김소영은 한국의 무서운 젊은 피로 떠올랐다. 김소영은 이번 한국대표팀에서 최다 3관왕(혼합단체전, 여자복식, 혼합복식)이다.

혼합단체전 결승에서는 직접 출전하지 않았지만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는 배드민턴계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것도 자신의 생일(7월9일)에 금메달 2개를 잇달아 따내 기쁨이 더 컸다.

BWF는 '너무 어린 김소영이 너무 훌륭했다'며 21세의 어린 나이에 만리장성의 벽을 연거푸 뛰어넘은 김소영을 비중있게 소개했다.

김소영의 여자-혼합복식 결승 상대는 모두 강호 중국이었다. 한국 셔틀콕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해진 여자복식의 새로운 유망주를 갈구해왔다. 김소영의 등장은 분명히 희소식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