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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애리조나에 약점잡히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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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약점이 잡히면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고 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8승 도전에 나섰지만, 5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5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 팀이 연장 14회 끝에 7대5로 역전승을 거둬 패전은 면했지만, 투구 내용은 올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실점은 지난 4월21일 볼티모어전서 기록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과 타이이며, 5이닝을 던진 것은 지난 5월18일 애틀랜타전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다.

상대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인 애리조나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이 애리조나를 만난 것은 올시즌 세 번째. 이전 두 차례 등판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1승에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4월14일 원정경기에서는 6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승을 따냈고, 6월13일 홈경기에서는 6이닝 동안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경기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상하게도 다른 팀도 아닌 애리조나를 만나면 안타 허용이 많다.

이날도 류현진은 7개의 안타를 허용했는데, 3-2로 앞선 5회에만 4안타를 집중적으로 얻어맞으며 역전을 허용,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이번 시즌 애리조나전 성적은 1승에 평균자책점 5.82, 피안타율 3할4푼8리가 됐다. 류현진이 상대한 12개팀 가운데 평균자책점은 볼티모어(7.50) 다음으로 높고, 피안타율은 가장 나쁘다.

이날 류현진은 단조로운 볼배합에 성급한 승부 때문에 난타를 당했다는 분석이다. 투구수 100개 가운데 직구 57개, 체인지업 28개였다. 애리조나는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터무니없는 스윙을 하는 타자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날도 류현진은 풀카운트 승부를 5번이나 했고, 삼진은 3개 밖에 잡지 못했다.

애리조나도 이전 류현진을 상대한 두 경기 자료를 놓고 철저하게 분석을 한 뒤 경기에 임했을 것이다. 90마일대 초반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볼배합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타격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이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진 가운데 전체적으로 끈질긴 승부가 많았다.

이날 뼈아픈 이닝이 되고 만 5회 류현진은 34개의 투구수 가운데 직구 22개, 체인지업 10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1사후 1번 A.J 폴락과 풀카운트까지 맞서 7구째 84마일 체인지업을 뿌리다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좌전안타를 맞았고, 애런 힐을 상대로는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91마일 직구를 몸쪽으로 붙이려다 또다시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적시타 2개는 모두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성급한 승부를 하다 얻어맞은 것이었다.

1사 1,2루서 내셔널리그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폴 골드슈미트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93마일짜리 바깥쪽 직구를 던지다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이 직구는 종속이 85마일로 힘을 다소 잃은 것이었다. 안타가 확실한 상황에서 주자 2명 모두 스타트를 끊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계속된 2사 3루서는 마틴 프라도에게 좌전적시타를 허용했다. 이번에도 볼카운트 2S로 유리했지만, 3구째 90마일 직구가 몸쪽에서 약간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전안타로 연결됐다. 이 직구 역시 종속은 83마일로 묵직한 느낌은 사라진 상태였다. 다음 타자 니에베스를 상대하던 도중에는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폭투까지 범했다.

애리조나는 후반기에도 다저스와 서부지구 선두를 다툴 라이벌로 류현진으로서는 절대 약점을 잡혀서는 안되는 팀이다. 지난 6월12일 빈볼 시비로 집단 난투극을 벌인 뒤로는 신경전도 치열하게 펼치는 팀이다. 다저스는 전반기 애리조나와의 12차례 맞대결에서 5승7패로 밀렸다. 양팀은 후반기에 7번을 더 만난다. 류현진이 적어도 1~2경기에 나설 수 있다. 좀더 차분하고 집중력 있는 피칭이 요구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