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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엄중경고' 처분, K-리그 감독들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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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엄중 경고' 처분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을 흘리는 축구인들은 합당한 조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기성용의 행위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축구계 선배 입장에서 그를 끌어 안았다.

10일 인천과 상주의 FA컵 16강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구장. 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던 박항서 상주 감독이 먼저 입을 열었다. "기성용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라고 생각한다. 징계를 줘봐야 뭐하겠나. 협회가 엄중 경고를 내린 것이 잘됐다고 본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었다. 그러나 최근 친분이 두터운 최강희 전북 감독과 전화통화를 하며 마음이 많이 누그러진 듯 했다. 그는 "최 감독과 통화를 했는데 그 부분을 용서했더라"라고 했다. 반면 경고의 메시지는 분명히 전했다. 그는 "아무리 세대가 바뀌고 각자 의견을 말하는 시대지만 축구는 집단 경기다. 팀을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다. 자중해야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최근 홍명보 A대표팀 감독과 대화를 나눈 일화도 소개했다. "홍 감독과 얘기했는데 그 부분(SNS)에 대해서 확실하게 잡고 가겠다고 얘기하더라. 홍 감독이 철저하게 기준을 가지고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문제가 또 될 수 있다." 박 감독과 홍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사제의 정'을 나누며 4강 신화를 작성했다. 박 감독은 히딩크 사단의 코치로, 홍 감독은 2002년 월드컵 팀의 주장으로 각각 코칭스태프와 선수간 교두보 역할을 했다. 끈끈한 정을 나눴다. 그래서 최근 대표팀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이 더욱 안타까운듯 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홍 감독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홍 감독에게 이런 문제들을 잘 처리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협회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는 먼저 "분위기를 보니 축구인은 (엄중 경고 조치를) 찬성하는 것 같고, 여론은 반대하는 것 같더라"며 "여론 때문이라도 협회가 그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축구인의 입장으로는 이번 조치가 반갑다. 그는 "기성용 나이면 실수할 수도 있다. 잘 한 일은 아니지만 축구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선수를 키우기도 어렵고 뛰어난 선수가 징계로 인해 월드컵에 못나가면 실력적인 부분이 아깝다"는 견해를 밝혔다.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포항과 일전을 치른 안익수 성남 감독은 또 다른 생각을 전했다. "과거에 얽매이면 안된다. 미래 비전을 보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축구계 선배와 스승들이 논란을 일으킨 기성용을 품에 안았다. 이제 논란의 중심인 기성용이 답할 차례다. 그라운드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일 말이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