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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8강 전반분석]예상밖의 이라크, 무거웠던 이광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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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는 7일(한국시각) 터키 카이세리 카디르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8강전에서 전반전을 1-2로 뒤진 채 마쳤다. 콜롬비아와의 16강전과 비교해 다소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선제골을 내준지 4분만에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지만, 전반 종료 전 리드를 내준 것은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국은 경고 누적에서 돌아온 이창민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심상민-연제민-송주훈-김용환이 포백을 이뤘고, 이창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이창민과 김선우가,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한상규-권창훈-강상우가 기용됐다. 원톱에는 김 현이 섰다. 이라크는 '팀의 에이스' 모하나드 압둘라힘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초반은 이라크의 페이스였다. 시작 5분만에 파르한에게 단독찬스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며 특유의 패싱플레이를 보이지 못했다. 수비도 열심히 압박했지만 상대를 가두지 못했다. 10분부터는 한국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김 현이 잇달아 슈팅을 날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좋은 분위기는 길게 유지되지 못했다. 김 현이 프리킥 상황서 수비 도중 상대 공격수를 손으로 막으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결국 21분 파에즈에게 첫 골을 허용했다.

리틀태극전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4분 뒤 심상민의 롱스로인을 권창훈에 헤딩슈팅으로 이라크 골망을 갈랐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지는 못했다. 왼쪽 윙백 아드난을 막지 못하며 고전했다. 한국의 주 공격루트인 오른쪽의 김용환-강상우 라인이 아드난을 막는데 급급하며 공격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른쪽 라인이 흔들리자 팀밸런스가 전체적으로 흐트러졌다. 패스워크는 원활하지 못했고, 날카로운 침투도 없었다. 결국 한골을 더 내주고 말았다. 42분 카심의 슈팅을 이창근이 막자 반대쪽에 뛰어들던 파르한이 밀어넣었다. 이광종 감독은 전반 종료직전 칼을 빼들었다. 강상우 대신 이광훈을 교체 투입했다. 오른쪽에 대한 처방이었다.

카이세리는 쿠바와의 1차전 역전승의 기분 좋은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한국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라크는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강호' 포르투갈, 콜롬비아 못지 않은 실력을 보였다. 개인기도 뛰어나고, 조직력도 잘 갖춰졌다. 특히 왼쪽 윙백 아드난은 경계대상 1호다. 수비에서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공격시에는 세트피스의 정확도를 높이고 보다 적극적인 경기운영을 할 필요가 있다.

스코어 뿐만 아니라 경기장 분위기도 이라크가 압도하고 있다. 30년만의 4강 진출을 위해서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 모든 것을 남은 45분에 걸어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