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 트레이드의 이익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10구단 창단으로 선수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게다가 팀별로 포지션이 중첩되는 유망주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이드 그 자체가 프로야구 전체적으로 볼 때 이득이다.
트레이드가 잘 되지 않는 이유. 당연히 손익관계를 민감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모기업의 투자로 대부분 운영되는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트레이드는 수뇌부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다.
때문에 활발한 트레이드가 꼭 필요한 리그임에도 꽉 막힌 혈관처럼 잠겨있다. 그런 의미에서 KIA(송은범 신승현)와 SK(김상현 진해수)의 트레이드는 그 자체로 박수받을 만하다. 트레이드 효과는 그 이후의 문제다.
넥센과 두산도 미묘한 트레이드 손익관계로 얽혀 있다. 지난해 중반 두산은 이성열을 주고, 넥센에서 오재일을 데려왔다.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여전한 미완의 대기. 잠재력 높은 타격능력, 그리고 뚜렷한 약점까지. 당시 두산이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예상이 많았다. 이성열은 한 시즌 24개의 홈런을 친 선수. 게다가 올 시즌 이성열의 방망이는 뜨겁다. 15개의 홈런과 36타점을 기록하며 넥센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넥센이 트레이드의 이익을 봤다는 평가는 너무나 근시안적이다. 최근 2군에서 올라온 오재일이 연일 맹활약을 펼치자 트레이드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 11경기에서 2할7푼6리,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1루 수비도 준수하다. 하지만 이것은 관점 자체가 올바르지 않은 잘못된 평가다.
기본적으로 두 선수는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잠재력 높은 타자들이었다. 스윙의 매커니즘 자체가 매우 좋은데다 파워도 뛰어나다.
그런데 그들은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2005년 현대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오재일은 5시즌 동안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03년 LG에 지명된 이성열도 마찬가지다. 9시즌 동안 주전을 확보하지 못했다. 물론 2010년 자신의 몬스터 시즌이 있었다. 당시 2할6푼3리, 24홈런, 86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부진에 빠졌다.
뚜렷한 약점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성열은 투수와의 수싸움에 약하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도 미흡하다. 때문에 좋은 밸런스로 시작하지만 변화구 대처에 대한 부담때문에 타격 시 중심축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후 악순환이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 이 약점이 뚜렷해 좋은 타격 자질에도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오재일 역시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이 매우 미흡하다. 이 부담 때문에 타격 포인트 자체가 뒤에서 형성되고, 특유의 파워와 부드러운 스윙을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이들은 트레이드됐다. 두산과 넥센에 꼭 필요한 존재들이 아니었다. 어떤 변화와 계기가 개인적으로도 필요했다.
결국 트레이드 이후 이들은 발전했다. 물론 약점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존재하지만 많이 보완했다. 이성열은 투수와의 수싸움이 많이 좋아졌고, 오재일은 타격 포인트 자체를 앞에서 형성시키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어찌보면 트레이드 때문에 가능했던 그들의 변화다. 이성열과 오재일의 트레이드는 모든 면에서 윈-윈이다. 마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