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돌풍의 핵은 누가 뭐래도 주장 이병규입니다. 부상으로 인해 5월 7일에야 1군에 등록된 이병규는 5월 19일 잠실 KIA전에서 4타수 3안타로 시즌 첫 멀티 히트를 신고했습니다. 이병규의 활약에 힘입어 KIA에 7:4로 승리한 LG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29경기에서 22승 7패 승률 0.759의 상승세로 단숨에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기록을 통해서도 이병규의 맹활약은 드러납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882이며 득점권 타율은 0.432입니다. 둘 모두 팀 내에서 가장 좋습니다.
이병규의 타점 또한 인상적입니다. 29타점으로 팀 내 2위이자 전체 공동 20위에 올라있는데 LG가 치른 63경기 중 35경기에 출전해 거둔 기록입니다. 이병규보다 1개가 더 많은 30타점으로 팀 내 타점 1위에 올라있는 박용택이 61경기에 출전해 얻은 기록임을 감안하면 이병규가 적은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타점을 집중적으로 올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병규는 0.354의 타율을 기록 중입니다. 9개 구단 전체 타율 1위인 SK 최정의 0.335보다 높습니다. 문제는 이병규가 5월초에 1군에 합류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올 시즌의 규정 타석은 396타석입니다. 현재 이병규는 137타석을 기록 중입니다. LG는 65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데 이병규가 259타석을 채워야 규정 타석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남은 시즌 동안 매 경기 약 3.98타석에 들어서야만 가능한 수치입니다. 실질적으로는 매일 같이 선발 출전해 4타석을 소화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나이 불혹의 이병규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하고도 타격왕에 오르는 방법은 있습니다. 규정 타석에 미달한 타자가 그 부족분을 타수로 가산하고도 최고의 타율을 기록할 경우 타격왕 타이틀이 주어진다고 KBO가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병규가 최대한 많은 타석에 들어서며 고타율을 유지한다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해도 타격왕이 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2005년 0.337의 타율로 타격왕에 오른 이병규가 올해 타격왕에 등극할 경우 데뷔 이후 두 번째가 됩니다.
올 시즌 주장으로서 LG의 팀 성적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이병규가 개인 성적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개인 성적은 따라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병규가 규정 타석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을지, 그리고 시즌 막판까지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LG 경기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