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카잔유니버시아드 한국대표팀 결단식 현장을 찾았다.
엘리트 경기인 출신 첫 차관이다. 지난 3월 박근혜 정부의 부름을 받았다. 1978년 방콕, 1982년 뉴델리,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속사권총에서 3연패를 달성한 '레전드 명사수' 출신 박 차관의 입궐은 뜨거운 이슈였다. 박근혜 정부의 체육인에 대한 위상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인식됐다. 박 차관은 2011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2년 넘게 태릉선수촌장으로 헌신했다. 선수촌장 재직 시절 별명은 '태릉 이사도라'다. 1년 365일, 매일 24시간 선수촌을 돌고 또 돌았다. 선수들의 생일은 물론, 결혼기념일, 돌잔치까지 일일이 챙겼다. 태릉에 아들 보양식을 갖고 찾아오는 부모님들까지 살뜰히 살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집에 간 기억도 거의 없다고 했었다. 박 차관에게 태릉선수촌은 집이었다. 귀한 선수들은 모두 아들딸, 코칭스태프는 가족이었다.
카잔유니버시아드는 박 차관이 임기를 시작한 후, 대규모 선수단이 출정하는 첫 종합대회다. 태릉을 떠나 '영전'한지 석달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각종 행사, 보고서, 제안서에 파묻혀 분초를 다투는 차관의 빡빡한 일정속에 모처럼 '아들딸'들을 마주한 박 차관의 얼굴엔 반가움이 역력했다.
발로 뛰는 '현장 본능'과 열정은 여전했다. 의례적인 축사만 하고 자리를 뜨는 일부 고위 공직자들과는 달랐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학생 선수들의 선전을 온마음으로 기원했다. 팝페라 중창단의 '이기자 대한건아' 공연이 시작되자, 맨앞줄에 앉아있던 박 차관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200여 명이 자리를 메운 식장을 돌기 시작했다. 아버지처럼 선수들을 아끼던 '이사도라' 차관님은 여전했다. 가족같은 선수들과 손을 맞잡으며, 안부를 물었다. 선수들도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양학선(체조), 김지연, 신아람(이상 펜싱)_등 메달리스트들은 물론, 복싱, 커누 등 음지에서 힘겹게 훈련하는 선수단, 코칭스태프들의 노고를 일일이 돌아봤다. 경기인 출신 첫 차관의 격려는 달랐다. 진심어린 격려에 체육인들이 큰힘을 얻었다. 발로 뛰는 실무차관의 모범을 보여줬다. '차관님'의 따뜻한 응원에 선수들이 활짝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