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집중력과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하는 배우 손병호의 열연을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오는 7월11일부터 한 달간 대학로 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되는 '8월의 축제'(이시원 작, 윤택순 연출). 지난 2005년 '클로저' 이후 8년 만의 연극 복귀이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낯익은 배우 손병호는 2000년대 초 까지 한국 연극의 중심에 있었던 극단 목화 출신의 연기자이다. 목화를 이끌었던 거장 연출가 오태석의 수제자로 손꼽힐 만큼 일치감찌 대학로의 스타로 두각을 나타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로 강한 캐릭터를 맡았던 손병호는 '8월의 축제'에서 죽은 딸을 잊지 못하고, 사위를 걱정하는 인자한 아버지 광현 역을 연기한다.
광현은 딸이 죽었는데도, 독립하지 않는 사위 영민이 안쓰럽다. 영민은 혼자 남을 장인을 생각하면 차마 곁을 떠날 수 없다. 죽은 딸은 태연하게 아빠 앞에 나타나 살아있을 때처럼 푸념과 잔소리를 늘어놓고, 남편의 새로운 만남에 질투도 느낀다. 한편, 광현은 매주 딸을 기억하며 딸이 쓰다 만 요리책의 레시피를 연구하는데….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